2012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가 막을 내렸다. 이번 정기총회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생명존중 문화 확산에 대한 대안으로 마련된 ‘태중의 아기 축복식’ 승인이다. 태아는 하느님의 귀한 선물이고 모두가 존중하고 보호해야 할 존엄한 생명임을 드러내고 축복하자는 것이다. 이는 생명의 고귀함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혹시 낙태를 생각했던 이들의 경우에는 하느님의 귀한 선물인 새 생명을 받아들이고 낳을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인간 생명은 천부적이다. 생명을 창조하신 하느님에게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하느님이 주신 생명을 인간이 좌지우지할 수 없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 안에서는 낙태를 비롯한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해 있다. 낙태는 죄이다. 그것도 아기를 가장 안전하게 보호하고 성장시켜야하는 어머니의 뱃속에서 이뤄지는 살인죄다. 그럼에도 일부 여성계와 의료계에선 낙태를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생명 문제만큼은 대화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인간은 수정부터 죽는 순간까지 동일한 생명권을 가진다는 것이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이자 믿음이다. 정자와 난자는 생명 탄생의 가능성만을 갖지만, 수정된 배아는 확정된 생명이다. 이는 보편교회가 공유하는 인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아를 생명으로 보느냐의 여부를 두고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임에 틀림이 없다.
이처럼 대사회적으로 기본적인 생명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과 세속적 입장에는 큰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사회 안에서 사회와 함께 살아가는 우리 교회는 건전한 성문화와 인간생명 존엄성이 존중되는 사회 건설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 특히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주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위대함과 인간생명의 존엄성을 증거하고 실천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왜곡된 성문화로 인해 매일 1000여 명의 태아들이 희생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하고 생명문화 수호자로서 생명문화 건설에 적극 앞장서야 한다. 인간생명은 항상 보호 받고 사랑 받아야 하며, 기본적인 생명권은 존중돼야 할 것이다.
이번 주교회의에서 결의된 ‘태중의 아기 축복식’ 승인은 이러한 생명문화 건설을 위한 작은 토대가 될 것이다. 이처럼 생명문화 확산을 위한 작은 실천과 방안들이 교회 안에서부터 실천되면서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가톨릭교회가 왜 이처럼 생명운동에 열정을 쏟는지 우리는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이는 우리에게 소중한 생명을 주신 하느님께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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