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를 잡아서 주는 것보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육아 및 교육의 방법을 논할 때 자주 인용하는 말이다. 이 말은 진정한 ‘도움’의 의미를 찾는데도 쓰일 수 있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당장 눈앞의 결과물이 생기는 것보다 상대방의 상황 안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내고, 이를 통해 자립할 수 있는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 ‘도움’의 참 의미일 터.
사람들의 존경을 받던 한 선교 사제가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도움’의 의미도 여기에 있다. 그는 아프리카의 선교지에서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의 곁에 머물면서 그들을 어루만지고, 꿋꿋하게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줬다.
실제 선교 사제가 보여준 사목 생활은 ‘도움’의 의미를 되새기는 사례로 남았다. 가난과 내부 혼란으로 인해 발전 원동력이 부족한 현지 상황을 이해하고, 꿈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음악을 통해 친교와 일치, 화합을 배우게 했다. 질병의 고통을 덜어주고 희망을 심는 의료봉사도 마찬가지다. 가시적인 미래를 경험하게 하기보다 미래를 여는 방법을 가르치고자 했던 것.
선교사이기 전에 교회의 일원인 선교 사제에게 ‘도움’은 사람의 발전만을 목표로 두는 것이 아닌 교회의 사랑으로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는 사명이었다. 그는 ‘도움’은 ‘베풂’이 아닌 ‘사랑’이라는 점을 일깨웠다.
그의 사후, 그가 남긴 ‘도움’의 의미를 되살리려는 이들은 많지만 그 방법 면에서는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선교 사제의 정신과 영성에서 벗어난 채, 물질에 치중한 ‘도움’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갖게 되거나, 무분별한 ‘도움’에 의존성을 가질 수 있음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어려움만을 부각시키는 물질 중심의 ‘도움’을 얻기보다는 어려움을 극복할 방향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 선교 사제의 사명을 잇는 우리의 과제일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