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신학자이자 교황청 일치평의회 의장을 역임한 발터 카스퍼 추기경은 최근 한국의 대표적인 신학자인 심상태 몬시뇰과의 대담을 통해서 신앙에 있어서 신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살아있는 신학으로부터 신앙도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담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설립 6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과 수원가톨릭대학교 명예박사 학위수여식 등을 위해 카스퍼 추기경이 방한함에 따라 이뤄졌다.
대담에서 심상태 몬시뇰은 신학적으로 빈곤한 한국교회의 현실을 토로하면서, 신학자들이 학문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풍토가 하루속히 마련됐으면 한다는 아쉬움을 피력했다. 이와 관련해 카스퍼 추기경은 전적으로 공감하면서, 신앙이 생생하게 살아있으면 신학적 사유도 역시 꽃을 피울 것이며, 신학이 살아 있으면 그로부터 신앙도 성장하고 성숙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우리는 두 석학이 신학의 발전에 대해 갖고 있는 기대에 대해서 전적으로 동감하면서 한국교회 안에서 신학과 철학 등 중요한 교회 학문이 꽃을 피울 수 있는 여건을 하루속히 마련하는 일이 시급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비록 학문의 발전이 단기간에 그 성과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일시적인 투자나 관심이 아니라, 1백년 이상을 내다보면서 오랜 기간 동안 독려하고 고무해야 하는 어려운 과업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만, 한국교회의 신앙이 열매 맺고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제돼야 하는 과제이다.
물론 우리는 성당 건물 하나, 복지관 하나, 또는 거창한 행사를 치르면서 교회의 존재를 대내외에 알리는 것도 중요한 일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능력 있는 인재를 선별해 그가 교회 학문에 헌신하도록 뒷받침하는 일,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학 공부를 한 평신도 신학자들, 이들이 교회 안에서 생계에 대한 곤란을 겪지 않고 교회 학문에 매진하도록 배려하는 일은 결코 헛된 투자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 중반 이래 한국교회는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영적인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는 공통적인 인식을 하고 있다. 내적 성숙은 제삼천년기 한국교회가 최우선의 과제로 삼고 있는 주요한 사목적 목표가 아닐 수 없다. 내적 성숙을 위한 탄탄한 토대는 바로 신학과 철학을 비롯한 교회 학문의 증진, 그리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인재들의 양성에 달려 있다. 과감한 투자와 인식의 전환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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