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경제협력개발기구 즉 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 1위, 청소년 흡연율 1위라는 기록이 말해 주듯 우리 청소년들이 신체적·정신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많은 청소년들이 음주와 흡연 그리고 인터넷 중독으로 고민하다 상담소의 문을 두드리고 있으며 특히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독은 훨씬 광범위하게 번져 있어 폐해가 심각한 상태이다.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인터넷 중독이 청소년들의 상담 내용 중 1위를 차지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시가 운영하는 21개 청소년상담지원센터의 상담 내용을 분석한 결과 상담을 받은 총 77만2천696명 중 ‘컴퓨터·인터넷 사용’ 문제로 상담한 청소년이 전체의 24.7%인 19만1천184명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음주와 흡연의 상담건수 역시 3년 전보다 두 배로 늘었다.
원인과 부작용
인터넷과 스마트폰에서 세계를 앞서가는 우리나라는 이에 따른 부작용도 그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연령별 인터넷 사용 현황을 보면 7~14세의 아동 및 청소년기의 인터넷 사용률이 81.4%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으며 따라서 인터넷 중독의 위험 또한 청소년기가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청소년 3명 가운데 1명은 남과 어울리기보다 혼자 인터넷을 하는 것을 더 좋아하며 20~30%는 인터넷 때문에 다른 일을 하는데 직접적인 지장을 받고 있을 정도로 인터넷 중독이 심각한 상태이다.
인터넷 중독은 인터넷 사용에 있어 자율적 통제가 불가능한 뿐 아니라 병적으로 인터넷에 집착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나친 인터넷 사용으로 학업과 대인관계에 지장을 주는 것은 물론 현실세계와 가상공간을 구분하지 못하고 가상공간을 현실로 착각하는 심각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인터넷 중독보다 더 심각하다는 스마트폰 중독은 어떠한가? 국내에 스마트폰이 도입된 지 2년 만에 가입자 2천만 명을 돌파하며 스마트폰의 대중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더불어 스마트폰의 중독 현상 역시 많은 청소년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는 인터넷 게임에 의한 중독을 막기 위해 밤 12시가 되면 인터넷 게임의 접속이 꺼지는 ‘셧다운제’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과 2시간 게임을 하면 10분간 차단하는 방법을 추진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청소년들을 인터넷 중독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움직임에 업계와 일부 학부모들은 게임중독의 예방 효과보다는 주민등록번호 도용 등 부작용이 크며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의 중독 배경에는 ‘가면성우울증’이라는 것이 자리한다고 한다. 우울증이 게임이나 인터넷 중독, 스마트폰 중독 등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인터넷 중독 때문에 우울증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우울증 때문에 인터넷 중독으로 빠진다는 것이다.
우울증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문제는 청소년들이 우울증의 원인이 되는 고민과 스트레스를 스스로 풀기 어렵다는 점이다.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좋은 방법은 운동이지만 청소년들은 공부하느라 운동할 시간도 없고 관심도 없다. 그리고 대화로 고민을 나누고 스트레스를 풀 가족이나 친구가 없어 인터넷과 컴퓨터 게임 그리고 스마트폰에 의존하게 되고 인터넷 중독이나 게임 중독에 쉽게 빠질 수밖에 없다.
중독에 빠지기 전 예방조치 취해야
청소년들을 이러한 중독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 정부와 학교 그리고 교회와 사회단체에서 여러 가지 방법을 추진하고 있지만 모든 중독이 그러하듯이 한번 빠지면 쉽사리 끊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가장 좋은 것은 청소년들이 이러한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와 사회는 물론 가정에서 부모들이 많은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들에게 무조건 인터넷만 못하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앙의 해가 10월 11일 시작되었다. 신앙의 해는 우리의 신앙을 되돌아보고 미약한 신앙을 다지는 기간이지만 우리 가정과 주위의 청소년들에게 보다 더 관심을 갖고 이들이 올바른 가치관과 생활 습관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도 주님께서 보시기에 좋을 것 같다.
김태식(토마스) 회장은 1978년 영자신문 코리아 헤럴드에 입사, 경제부·정치부 기자로 활동했으며, 1981년 연합통신(현 연합뉴스)에 입사해 해외경제부 차장, 영문경제뉴스부 부장, 국제국 기획위원 등을 역임하고 현재 연합뉴스에서 북한 관련 영문뉴스를 다루고 있다. 서울 가톨릭신문·출판인협회 회장에 이어, 올해 2월부터 서울가톨릭언론인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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