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일은 평신도주일이다. 올해로 45회를 맞은 평신도주일은 평신도로서의 정체성과 소명의식을 되새기고 그 실천을 위한 노력에 투신할 것을 다짐하는 때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제시한 친교의 교회, 참여하는 교회상은 성직자와 수도자뿐만 아니라 평신도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거룩하게 살아가는 하느님 백성임을 가르치고 있다. 이땅의 평신도들은 신앙적인 성숙을 통해 주님께서 부여하신 은총과 사랑을 열 배 백 배 더 풍요롭게 가꿔나아가야 할 의무와 책임을 지니고 있다.
평신도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사도적 소명을 실천하기 위해 우선 그 사도직이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또한 깨달은 바를 삶 속에 실천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성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의 가르침과 복음 말씀에 대해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자세가 요구된다.
현재 신앙의 해를 지내고 있는 가톨릭교회는 특별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50주년이며 가톨릭교회 교리서 반포 20주년도 함께 맞았다. 평신도주일을 맞아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1년 동안 신앙의 해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떻게 새로운 복음화를 실현해 나갈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앞장서야 할 것이다.
한국평협은 평신도주일 강론자료에서 “그리스도인이면서 평신도인 우리는 세상 안에서 세상 일을 통해 하느님 나라와 복음을 선포하는 고유한 사명을 지니고 있다”며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큰일을 하지 않더라도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참된 그리스도인답게 살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삶 안에서 작은 일이라도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감으로써 예수님의 요청에 기꺼이 응답하는 참된 자녀가 되어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늘날 교회는 수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도전들은 과거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광범위하다.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참된 복음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평신도 스스로가 깨어나야 한다. 평신도 스스로의 참여는 물론, 이를 위한 교회의 실천과 지원도 중요하다.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현대사회에서 평신도의 역할과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무엇보다 평신도 스스로가 신앙인으로 바로 서야 한다. 증거자의 삶을 산다는 것도 준비가 돼야만 가능하다. 내가 아는 만큼 하느님을 증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영적 체험과 교육을 통해 내적 성숙에 매진해야 한다. 스스로 복음화되어 세상을 복음화하는 것, 이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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