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받는 자의 위로시며
하늘의 문이신 성모님
미사 후에 당신께 올리는 기도 말에는
당신께서 ‘하늘의 문’이심을 아뢰는 문구가 있습니다
‘하늘의 문’이신 성모님
저는 부끄럽게도
당신께서 ‘하늘의 문’이라는 사실을
습관처럼 고백하였습니다
무심하게도 저는
당신이
수많은 상징 중에 왜 문인지,
문이어야 했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문은 이쪽과 저쪽을 연결해주는 통로이며
두 공간이 다른 곳이 아님을
열리는 그 순간부터
두 공간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매개임을 알았습니다
열리지 않는다면 문은 더 이상 문이 아니라 벽과 다르지 않음을
문은 열리고 닫혀야만 제 역할을 다하는 것임을
늘 우리와 함께하시는 성모님
당신께서는 하느님과 저희를
예수님과 저희를
이웃과 저희를
열려진 문이신 당신을 통해
만날 수 있도록 스스로 문이 되셨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닫힌 문 앞에서
제대로 두드려보지도 않고
열려 있지 않다고 투덜대고
닫혀 있다고 미리 겁먹었으며
절대로 열리지 않을 거라 짐작하고
두드리는 노력도 없이 안 열린다 절망하기를
수없이 되풀이하고
안 보인다 안 들린다 푸념하기를 여러 번
스스로 열릴 때까지 마냥 기다리다 지치고
원망했습니다
아마도 다가서면 그대로 열려버리는
세상의 쉬운 ‘자동문’에만 길들여져 있었나 봅니다
놀랍게도 저희는 세상의 문앞에서는 투덜대지 않습니다
미닫이이면 미닫이인채로
미는 문이면 으레 손을 내밀어 밀며
당기는 문이면 의당 제 앞으로 당기며
저희 자신을 온전히 문에 맡깁니다
‘하늘의 문’이신 성모님
문이신 당신 앞에서
두드리게 해주십시오
한없이 제 스스로를 낮추며
어떤 모양의 문인지
어떻게 해야 열리는지
조용히 살피는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해주십시오
저희가 비록 혼자 문 앞에 섰을지라도
한편에는 홀로 버려졌던 예수님과
또 다른 한편에는 한없이 외로우셨던 성모님께서
저희와 나란히 함께하심을
결코 잊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그 무엇보다도
저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했을 때에라야만
굳게 닫힌 문 활짝 열어
저희를 기쁘게 맞이하여 주십시오
‘하늘의 문’이신 성모님
저희도 당신처럼 기꺼이
세상의 문이 되게 하십시오
부모님과 자식 사이에서
아들과 딸 사이에서
형제와 자매 사이에서
이웃과 이웃 사이에서
믿는 이들과 믿지 않은 이들 사이에서
모든 이를 하나로 만들어 주는
열린 문이 되도록…
제 소임을 다하고도
제 자랑을 늘어놓지 않는
겸손한 문이 되게 하십시오
‘하늘의 문’이신 성모님
이처럼 당신을 닮아
저희 모두가 하나된 뒤에는
든든하게 닫힌 문으로
울타리처럼
저희를 보호하여 주십시오
저희를 문 안에서 모두 하나되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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