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의 미명 아래 벌어지는 일부 무분별한 개발은 미분양 가구가 넘쳐나면서도 4가구 중 1가구가 ‘주거빈곤가구’라는 기이한 현상을 만들어냈다. 그늘 속에 가려진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수많은 가정들이 주거권을 잃고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가톨릭신문사는 이와 같은 주거빈곤층의 주거권 개선을 목표로 ‘사랑의 집 고쳐주기’를 시작했고 만 6년의 세월이 흘렀다.
창간 8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전국에서 펼쳐진 ‘사랑의 집 고쳐주기’는 지금까지 스물일곱 가정이 수혜를 입었고 앞으로도 진행형인 사업이다. 워낙 큰 사업비가 드는 까닭에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사랑의 집 고쳐주기’를 통해 변화되는 한 가정 한 가정의 모습과 이들을 지켜본 공동체의 나눔운동 확산 효과는 단순히 혜택 가정의 숫자로 판단할 수 없는 영향력을 만들어 왔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부산지역의 경우에도 ‘사랑의 집 고쳐주기’가 커다란 반향을 불러오고 있다. ‘사랑의 집 고쳐주기’가 완성되기까지 교구 카리타스는 물론 본당 사회복지분과와의 긴밀한 협조 속에서 대상가정 선정, 공사기간 내 이사, 시공사와 논의, 집수리와 축복식이 유기적으로 펼쳐진다.
‘사랑의 집 고쳐주기’가 불러오는 나눔의 기쁨은 단순히 혜택 가정의 변화된 삶에서만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대상 가구가 고쳐지기까지 수차례 답사와 준비과정에 시간을 내어준 사회복지분과, 기꺼이 이사에 발 벗고 나선 청년회, 새벽부터 잔치 준비에 팔 걷은 어머니들은 나눔의 행위에 동참하며 더 큰 기쁨을 얻게 된다.
실제 ‘사랑의 집 고쳐주기’가 실시된 본당에서 소규모 집수리 지원단이 만들어진 경우나 사회복지에 관심을 쏟게 된 후일담을 듣노라면 나눔이 가져오는 긍정의 파급효과를 실감할 수 있다.
이제 다시 바람이 매서워지고 있다. 하지만 주변을 한 번쯤 둘러볼 여유가 있다면, 작은 것이라도 나눌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지난겨울을 고통스럽게 여겼던 나의 이웃들이 하나둘 줄어들지 않을까.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