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가 최근 마련한 세미나가 ‘전례의 활성화를 통한 냉담교우 예방’을 주제로 하고 있음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신앙생활의 기반은 어디까지나 가톨릭교회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전례생활과 기도생활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고, 따라서 전례생활이 충실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른 어떤 사목적인 정책이나 대안도 표피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발견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냉담하는 교우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 냉담교우들이 다시금 성당을 찾아오는 일이 쉽지 않은 현실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사목적 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미 우리는 이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교회 당국이나 연구소 등을 통해서 수없이 많이 지적되어온 내용이다.
냉담 문제는 냉담이라는 한 가지 현상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전례 생활, 기도 생활, 성사 생활, 본당에서의 공동체 생활, 평상시의 신앙적 성숙, 종교 교육 등 교회내의 모든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담고 있는 총체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냉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냉담교우들에 대한 분석이나 대규모로 벌어지는 ‘잃은 양 찾기 운동’류의 이벤트성 운동으로는 근본적인 해소가 될 수 없다.
총체적인 사목적 대책에는 많은 방법들이 있겠으나,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전례 생활에 초점을 맞춘 것은 지혜로운 일이라고 하겠다. 성체성사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전례생활에 충실하게 참여하는 것, 미사에서 신앙의 참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신자들을 이끄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냉담 방지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전례 생활에서 사제의 역할은 가장 중요하다. 사제가 정성껏 미사를 봉헌함으로써 신자들은 그러한 사제의 깊은 신앙과 헌신을 보고 듣고 느끼게 될 것이며, 그러한 사제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봉헌과 사랑은 신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것이다.
매일, 매주일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는 강론은 신자들의 영혼에 그리스도의 힘을 불어넣어줄 것이며, 신앙의 기쁨을 일깨워줄 것이다. 미사에 임박해서 한두 번 훑어보고 준비하는 서툰 강론은 온갖 세련된 강연과 화려한 미디어에 익숙한 현대 신자들에게 전혀 설득력을 갖지 못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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