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연중 마지막 주일을 성서주간으로 지내고 있다. 1985년 ‘매일 성서를 읽자’를 실천구호로 시작된 성서주간은 성경공부를 보편적인 신자 재교육 방편으로 정착시키는 토대가 되어 왔다. 이러한 계기를 통해 말씀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면서 성경공부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신자교육 과정으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방법의 성경 공부 프로그램이 계발돼 있고 전국적인 성서모임과 성서학교도 운영되고 있다. 말씀의 생활화가 그리스도인에게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과정인 만큼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말씀은 우리 신앙의 근거이다. 그 주제는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끝없는 사랑이다. 구약과 신약시대를 통틀어 지속되고 있는 하느님 아버지 사랑의 역사를 기록한 것이 성경이다. 성경이 어느 시대에 어떠한 방법으로 쓰였는지, 나아가 해석을 둘러싼 신학적, 문화적, 역사학적 논의는 일반 신자들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 성경이 하느님 말씀이라는 것과 믿음의 영역에 속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믿음은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체험하면 할수록 깊이를 더한다.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위원장 이형우 아빠스는 제28회 성서주간 담화에서 그리스도를 만나기 위해 신앙인들은 성경 말씀을 가까이하고 자주 읽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아빠스는 “신앙의 해를 보내면서 무엇보다 먼저 성경 독서, 성경 공부, 성경 묵상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뵙고 신앙 쇄신의 영적 여정을 걸어가야 한다”며 “아울러 세계를 향한 복음 선포를 통해 아시아 가톨릭 신앙인들이 성경 독서, 성경 공부, 성경 묵상을 잘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자 노력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느님의 말씀은 교회 공동체를 자라게 하고 살찌우는 힘을 갖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성경, 곧 하느님의 말씀은 믿는 이들에겐 마치 매일 먹는 ‘밥’과 같은 것이다. 양식을 통해 육신을 살찌우듯이, 말씀을 통해 영혼과 우리 신앙을 살찌워야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 성서사도직 활동은 큰 결실을 거두고 있다. 성서모임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그만큼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성경을 공부하기 좋은 여건이 조성돼 있다. 말씀은 생활에 녹아나야 한다. ‘말씀의 생활화’를 실천해야 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성경을 곁에 두고 조금씩이라도 매일 읽는 습관을 들이는 일부터 시작해야할 것이다. 인류의 구원도 준비하고 기다리는 이에게 찾아온다. 말씀의 생활화가 그래서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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