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세상만물을 창조하시고 보시니 참 좋으셨다고 하셨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 만물의 아름다움을 담아서 인간을 창조하시어 참 좋은 세상에서 자자손손 번성하면서 하느님의 사랑으로 아름답게 살도록 하셨다. 이러한 인간에게는 만물 창조의 원리와 우주의 기가 서리어 있고 하느님의 혼이 깃들어 있는 창조물의 집합체이다.
이 모든 인간은 같으면서도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쌍둥이도 외모는 같지만 똑 같지는 않다. 인간은 각자의 존엄성과 자유의지를 갖도록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이 세상 만물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름답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이 아름다움은 시절에 따라서 수시로 변화되고 사라지지만 매년 반복해서 볼 수 있고 애써 찾으면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인간의 아름다움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변화하면서 그때그때 매순간 각기 새로운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나므로 한 시기를 놓치면 영원히 볼 수가 없다. 인간은 각자의 삶에 따라서 자기만의 독특하고 특별한 생활방식으로 살아가므로 피어나는 꽃과 향기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유년기의 해맑음, 청소년의 발랄함, 청년 시절의 기백, 중년의 성숙함, 장년의 온화함, 노년 시절의 중후한 고결함에서 풍겨나오는 아름다움은 이 세상 그 어떤 꽃이나 빼어난 절경보다 아름다운 신비스러움이다.
이렇게 인간에게만 고결한 품위의 아름다움이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사랑이라는 보석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 보석을 어떻게 관리 하느냐에 따라서 각자의 아름다움은 피어나고 그 꽃에 의하여 열매가 결정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아름다움은 하느님 사랑의 신비이다.
그 결정체인 부부가 함께 늙어가는 모습은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극치이다. 흔히들 노년기의 모습을 볼품없고 슬프게 이야기하지만 황혼기의 노 부부에게서 풍겨나오는 향기는 그 어떤 꽃보다 향기롭고 고결하고 숭고하며 사랑스럽다. 늘어나는 주름살과 처진 가슴, 늘어진 뱃살에서 한 인생의 삶을 읽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보기에만 좋은 꽃보다 인생의 여정이 아로새겨진 모습에서 한 인생의 삶을 보고 읽을 때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다. 부부가 함께 다정다감하게 늙어가는 모습에는 하느님의 사랑이 있으며 이 모습은 하느님께서 창조 때 예비해 놓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귀한 작품이다.
한 세상을 가득 담아놓은 온화한 눈빛과 세상의 온갖 소리를 담아 놓은 귀며 온 세상의 냄새를 맡은 코, 세상 모든 것들을 이야기한 입을 통하여 우리 인생의 꽃은 만개하고 그 꽃에 따라서 열매를 맺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한 순간도 하느님 사랑에서 멀어져서는 안 되며 삶의 가치를 하느님 나라 건설에 참여하는데 두어야 한다.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살아갈 때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된다.
꽃은 향기로 아름다움을 뽐내지만 사람은 하느님 사랑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수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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