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눈물은 눈물샘에서 분비되는 약한 알칼리성 액체로 98.5%의 수분과 소량의 단백질과 염화나트륨과 염화칼륨이라고 한다. 우리 눈 속에 눈물이 흐르면 각막에 영양소와 산소를 제공한다. 눈물이 흐르지 않으면 누구도 눈을 뜰 수가 없다. 이 세상 아름답고 찬란한 것들을 볼 수 있게 하는 축복은 눈물로 인한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와 남편, 자녀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것도 매일매일 흘리는 이 눈물 때문이다. 이렇게 눈물이 쏟아질 때 몸에 쌓인 해로운 물질이 배출된다. 눈물은 몸의 육체적인 배설물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노폐물까지도 모두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정호승 시인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란 시에서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사랑도 눈물이 없으면 사랑이 어디 있는가.”
마음이 슬플 때 너무 참지 말고 그냥 울어야 한다. 힘들고 어려울 때 억제하지 말고 속에 있는 것들을 다 쏟아놓아야 한다. 내 마음속에 아픔이 있으면 하느님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통곡해야 한다. 인간에게는 슬픔의 시간이 필요하다. 인간에게는 아픔의 시간이 필요하다. 인간에게는 쏟아놓을 시간이 필요하다. 주님을 믿으면서도 미움과 분노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 주님을 믿으면 마음속에 맺혀진 것이 사라져야 되는데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이럴 때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눈물을 흘리자. 그냥 우는 것만으로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믿는 사람들은 울면서 하느님 앞에 기도할 때 치유된다. 하느님을 바라보며 흘리는 기도의 눈물은 진정 가치가 있다.
암 환자 중에 가장 치료하기 힘든 사람은 마음이 돌처럼 굳어진 이들이라고 한다. 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술이나 방사선, 약물 치료에 앞서 이 굳어진 마음을 푸는 일이 더 중요하다. 이처럼 마음의 상처와 아픔으로 굳어진 마음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눈물이다. 마음껏 흘리는 눈물, 감정을 숨기지 않는 순수한 눈물이 마음과 영혼을 치료한다. 눈물은 진실을 말한다. 진심이 담긴 눈물은 다른 사람에게도 감동을 전한다.
‘척수소뇌변성증’이란 희귀병을 앓다 25살 짧은 생을 마감한 키토 아야의 하루하루를 담은 「1리터의 눈물」. 자신에게 닥친 고통 속에서 세상을 원망하던 그녀는 생각을 바꾸고 얼마 남지 않은 삶에 최선을 다했다. 키토 아야는 “이렇게 웃을 수 있을 때까지 저에게는 1리터의 눈물이 필요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죽음 앞에서 당당하고 행복하기까지 그녀는 스스로 1리터의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이 눈물이 단지 어린 나이에 불치병을 앓게 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흘린 눈물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야의 눈물은 고통의 눈물을 넘어 절망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한 깨달음의 눈물이었다. 죽는 순간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행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작은 소녀는 우리에게 눈물이 가져다주는 치유의 놀라운 힘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감정을 억누르길 강요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이따금 질식할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가끔은 모든 걸 내려놓고 엉엉 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무거운 체면과 가면 따윈 벗어던져야 산다. 마음이 답답할 때 실컷 울고 나면 마음 한편이 시원해지고 다시 노력할 힘이 생긴다.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줄 수 있는 사람 앞에서 목 놓아 우는 것이 어떤 보약보다 좋을 수 있다. 하느님 앞에서 회개하며 정직하게 흘리는 눈물은 아름답다. 지금 우리에겐 눈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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