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2주일은 한국교회가 제정해 올해로 31회째를 맞는 인권주일이자 제2회 사회교리 주간이다.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는 언제 어디서나 온전히 인정돼야 한다는 교회의 가르침은 인간 역사와 구세사 안에서 확인되고 있다. 교회는 인권주일을 맞아 인간 존엄성과 가치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인권을 수호하기 위한 노력을 다짐하고 있다.
오늘날 인권에 대한 인식은 과거보다 높아져 있고 이를 위한 여러 조직과 기구들이 마련돼 있다. 과거처럼 공권력에 의해 개인의 인권이 짓밟히는 야만적인 사례는 많이 개선됐다. 하지만 오늘날 물리적이고 직접적인 인권 침해 사례가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뿌리깊은 인권 침해의 사례들을 목격하고 있다.
교회가 인권을 논할 때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존경심에 바탕을 둔다. 이는 창조주 하느님께서 인간을 자신의 모습대로 만들었다는 깨달음을 근거로 하고 있다. 인간 존엄성은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결코 인간이 다른 어떤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거나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오늘날 사회 현실을 살펴보면 인간 존엄성과 권리를 침해하는 사례를 볼 수 있다. 교회는 오래전부터 사형제도 폐지와 낙태 문제 등 생명체를 인간 자의대로 제거하는 살인행위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왔다. 아울러 빈곤과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는 가난한 이웃들과 장애인들의 권익에 대해서도 관심과 동참을 호소해 왔다.
인권 수호는 교회의 기본적인 소명이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시대적 상황과 역사적 소명을 분명히 깨닫고 사랑과 생명의 문화 건설에 매진해야 한다. 특히 낙태아들의 생명과 인권은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인권주일 담화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는 끊임없이 인간다운 사회 건설을 위해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 공동체의 소중함을 핵심으로 진리, 정의, 자유, 사랑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며 “그리스도인은 참된 복음화의 도구인 사회교리를 잘 숙지하여 이념적 갈등을 극복하고 우리 사회를 복음의 빛으로 밝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주교는 이와 함께 교회의 사회 문제에 대한 윤리적 판단과 참여와 관련해 “예수 그리스도의 숭고한 가르침인 인간과 인간 공동체에 대한 사랑에 기초한 교회의 사명이며, 시대의 징표에 응답하는 교회의 고뇌와 고민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인간 생명의 존엄성 실현에 마음과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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