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다. 10년 전만 해도 12월이 되면 방송에서 캐럴이 나오고 백화점이나 대형건물은 성탄 장식으로 반짝거렸지만, 몇 년 전부터는 12월 중순이 되어야 성탄분위기가 난다. 고속터미널역 꽃시장엔 11월 중순부터 성탄 장식물이 나오기 시작했고 지금은 알록달록 예쁜 장식들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12월은 연말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성탄이라는 축제가 겹쳐 누구나 마음이 설레는 달이다. 1982년 전까지만 해도 야간통행금지가 있었다. 통금(通禁) 또는 야통(夜通)이라 불리운 야간통행금지는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일반인은 절대로 길을 다닐 수 없었다. 그런데 1년엔 딱 2번 통금이 해제되는 때가 있었는데 성탄 전날 즉 12월 24일과 일 년의 마지막 날 12월 31일이다. 통금이 없는 이날, 사람들은 밤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며 밤을 새고 놀았다. ‘All Night’이라는 말이 생겼으니 말이다.
그런데 12월 24일 통금 해제가 기독교 신앙에 미친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본 사람은 많이 없는 것 같다. 외국에서 오래 살다 온 사람들은 성탄을 맞이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모습에 많이 당황하곤 한다. 가족과 함께 성탄 미사를 마치고 나오면 모두 함께 집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은 학생들 모임으로, 청년들은 청년들 모임으로, 남편은 장년회 모임으로 가고 본당 활동을 하지 않는 엄마만 덩그마니 집으로 향하게 된다. 다행히 엄마도 본당 활동을 한다면 엄마도 엄마 모임으로 가겠지만 말이다.
성탄은 예수님 생일날이다. 우리 가족의 생일날 각자가 자신의 모임에 나가 엄마 혼자 생일 케이크에 불을 붙이진 않는다. 올 예수님 생일날은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예수님 오심을 축하하고, 서로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시하며 한 해를 돌아보는 날이 됐으면 한다. 성가정의 시작은 예수님 탄생부터 시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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