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수면 위로 물안개 피어나고
소금 배 물결 거스르며 오른다.
따오기 따옥따옥 무리지어 나르고
강변 들판에서 밭가는 농부의 두런거림
물 먹던 노루 화들짝 제 그림자에 놀라고
멀리서 들리는 뻐꾸기 소리 끊김이 없다.
저 멀리 그림자 드리운 산기슭에
듬성듬성 꽃들 피어있고-.
강가 빨래하는 처녀들의 재잘거림
노를 잡은 총각 사공의 흥얼거림
구릿빛 팔뚝에 힘줄 솟는다.
월척을 노리는 낚시꾼들 드문드문
소먹이 애기 머슴들 제 소는 버려둔 체
백사장 씨름이 한창
원두막 참외 수박 햇볕 안고 뒹굴고
포플러 숲속에서 말매미 울음 우렁하다.
아 아~
어리석은 인가들의 작란은 피를 부르고
두 동강난 다리
철마는 숨을 멈추었다.
포탄이 뿌려져 민둥산 된 산야에는 풀 한포기 없고
수많은 혼백이 피로 물든 강물을 덮었다.
회색으로 가득 찬 일그러진 강토!
푸른 강물 속에
곱디고운 자갈을 깔아 주고 싶다던
가녀린 소녀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자식 잃고 차마 죽을 수도 없는 모정은
휑하니 뚫린 가슴 안고 산다네.
세월은 시간의 수레를 타고
순백의 화폭 위에 새 그림을 그리려하며
꽃은 피고 환희에 찬 생명들이 희망의 꿈을 꾼다네.
강은 그 품이 얼마나 넓기에
하 많은 사연들을 함께 품고 흐르는가?
용서와 사랑, 신뢰와 기다림이 조용히 물보라를 일으킨다.
강산은 고운 초록으로 새로이 단장하고
정의의 왕 홀을 잡고 승리의 월계관을 쓴
용맹하고 자비로운 그 분을 맞으려 한다네.
평화의 주인이시여!
빨리 오소서. 빨리 오시옵소서.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