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현실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하는 것이 인생이란 말이 있다. 이상을 꿈꾸되 두 발은 현실에 굳건히 세워두어야 불행해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상만을 추구하다 공중분해가 될 수 있고 현실에만 집착하고 안주하다간 땅으로 꺼질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상을 꿈꾼다. “나는 세상을 바꾸고 싶다. 나는 세계 최고의 과학자가 될 것이다. 나는 최고의 부자가 될 것이다” 등등. 이런 꿈과 이상은 스스로를 자극해 자신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모든 것은 현실이란 큰 벽에 부딪힌다. 처음엔 100m 지점을 이상으로 잡았으나, 만만찮은 현실로 인해 90m로 줄고, 다시 60m로 줄고 그러다 보면 처음 계획했던 100m는 온데간데없고 “그저 걸어가기만 하면 좋을 뿐이다”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기나긴 세월에 걸쳐 그 무엇인가를 모색하고 시도해서 더러 성공하고 많이는 실패한다. 그리고 또 새롭게 모색하고 시도하고…. 끝없는 되풀이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연습’이 아닐까 한다. 그 고단한 반복을 끊임없이 계속하는 것. 그것이 인간 특유의 아름다움일지도 모른다. 현실의 벽에 미리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이루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실패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행동하는 열정이 우리에겐 절실하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젊은 택시기사가 있었다. 원래 꿈은 사업가가 되는 것이었지만 가난한 현실로 인해 이상을 향해 나아가지 못했다. 어느날 한 손님이 그의 택시에 탔다. 택시기사는 나름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손님을 보자 답답한 자신의 현실을 토로했다. “부럽군요. 저도 당신처럼 이상을 향해 달려가고 싶습니다.” 그러자 손님이 말했다. “운전대를 놓으시지요.” 젊은 기사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제가 운전대를 놓으면 늙으신 부모님은 누가 모십니까? 그런 불효를 생각하면 차마 운전을 그만둘 수 없어요.” 어느덧 택시는 목적지에 닿았고 손님은 값을 치르고 내리며 젊은 기사를 향해 말했다. “그렇다면 절대 운전대를 놓지 마십시오.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해 불평하지 마세요. 당신은 이 직업이 원래 꿈이 아니었기 때문에 불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운전이 다른 누군가에겐 꿈이자 굉장히 소중한 직업입니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이상과 꿈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겠다는 마음가짐과 실천입니다.”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삶은 이상을 실현하려는 기본적인 마음가짐이 아니다. 이상은 삶의 원동력이지만 왜곡되고 집착하게 되면 현실도피나 자괴감에 빠질 수 있다. 삐걱거리는 수레바퀴에서 벗어나려면 용기를 내어 수레를 버려야 한다. 이런 용기가 없다면 자신의 삶을 비관하지 말고 주어진 현실에 충실한 게 낫다. 강을 따라 걷는 사람은 영원히 강을 건너지 못한다. 강이 흐름을 멈추는 지점에서 그의 삶도 함께 정지한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하느님을 따르는 삶이 이상이며 현실이다. 주님 앞에서 이상적이고 현실적인 삶은 전적으로 그분을 의지하고 신뢰하며, 그것이 세속적인 잣대로 안정적인 길이 아니라 할지라도 인도하시는 대로 따라가야 한다.
하느님의 약속과 말씀을 붙들고 망설이지 않고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언제나 당신이 함께하기에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신 말씀을 깊이 새기고 말이다.
꿈은 중요하다. 꿈이 없다는 건 불행하다. 갈 길을 모르는데 무슨 힘을 어찌 쓸 수 있겠는가. 하지만 꿈이 있다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도 생각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실천이다. 여러분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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