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예수의 오심을 기뻐하고 축하하는 성탄과 함께 우리는 다사다난했던 2012년을 보낸다. 매번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을 때마다 우리는 지난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새로운 시간을 맞는 설렘을 갖게 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유례없는 변화와 어려움 속에 놓여 있다. 어지러운 사회 속에서, 특히 IMF 구제금융 당시의 경제적 고통에 버금가는 경기 침체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사회는 세대와 계층간의 갈등과 부조화 속에서 중심을 잃고 흔들리고 있으며 참되고 인간다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노력은 산만하게 흩어져 있다.
우리 신앙인들은 어떠한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확고하게 신뢰하고 그 가르침을 세상과 사회 속에서 실천하기 위한 신앙인들의 노력은 과연 얼마나 경주되고 있는가.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흔들리는 사회 속에서 함께 흔들리고 있는 신앙인들의 모습을 우려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해 한 해 동안 이어지는 신앙의 해를 선포함으로써 우리 교회와 하느님 백성이 참된 신앙의 모습을 간직하고 이를 삶으로 실천하도록 권고했다.
신앙의 해는 그리스도교의 뿌리를 잃고 부유하고 있는 서구 그리스도교 사회를 직접적으로 그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만 실상 우리나라 역시 흔들리고 있는 서구교회의 모습에서 나타나는 많은 부실의 징조들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신앙의 해를 지내는 우리 한국교회와 신자들 역시 현대 사회와 세계 안에서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신앙의 위기 상황들을 지혜롭게 타개해나가지 못할 때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더욱이 우리 한국 사회와 교회 안에서는 신앙을 그저 개인적이고 내적인 취향과 선택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신앙인들은 그저 자기 자신의 개인적인 신심을 공고히 하고 단지 착하고 윤리적인 생활을 함으로써 개인 구원을 추구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참된 그리스도교 신앙과 교회가 가르치는 바는 신앙의 개인적인 측면을 넘어서 공동체적 구원, 세상과 사회를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개선하기 위해서 참여할 것을 권고하며, 참 신앙은 바로 이러한 공동체적 측면을 지니고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한 해를 보내며 참된 신앙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깊이 성찰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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