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의 사랑 받는 사람들에게 평화”
아기 예수님 오심을 찬미하는 노래소리가 가득한 성탄절이다. 평화의 축제, 사랑의 축제라 불리는 예수 성탄 대축일은 신자들이 아니더라도 평화와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전 인류의 명절이 아닐 수없다.
전쟁과 폭력이 끊이지 않고 죽음의 문화가 활개하는 우리 사회 안에서 이땅의 평화를 염원하는 기도가 모아지는 시간일 것이다. 2천여년 전 하느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 오신 것을 기뻐하며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한 공동체임을 체험하는 뜻깊은 날이 성탄절이다. 나혼자만의 기쁨이 아니라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도 이 기쁨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다. 올 한 해는 수많은 일들이 지나갔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큰 사건들이 발생했고 그것으로 인해 수많은 생명들이 버림받고 죽어갔다. 서로 사랑하고 이웃을 위해 내 몸을 희생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반하는 결과이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과 병 등으로 죽어가고 있다.
예수님께서 오셔서 기쁘다고 여흥을 즐기고 있을 때 어느 한쪽에서는 우리들의 무관심으로 성탄의 기쁨조차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웃들이 많다. 눈을 돌려 주위를 살펴보자. 우리는 경제가 어려워, 나 살기도 힘든데 다른 사람 사는 것까지 돌볼 여유가 없다며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야할 것이다. 하느님 사랑을 받는 그리스도인들이 사랑과 섬김의 삶을 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전국 각 교구장 주교들은 12월 25일 예수 성탄 대축일을 맞아 성탄메시지를 발표하고 이 시대에 말씀이 사랑이 되시어 오신 예수님의 참평화가 가득하기를 기원했다. 주교들은 또한 “가난한 이들 가운데 계신 주님을 따라서 힘들어 하는 이웃을 볼 때마다 바로 주님을 뵙는다고 여겨야할 것”이라며 “그러한 마음이 참된 자선의 정신이고 주님 성탄을 맞이하는 올바른 자세”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다시 성탄절을 맞으며 예수님께서 죄인처럼 가장 비천한 자로, 가난한 자로 우리와 함께 사시기 위해 오셨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모두 힘든 시기이다. 특히 경제적으로 힘들다. 하지만 나, 우리 가족만 돌아볼 것이 아니라 나보다 더 힘든 이웃을 한 번 돌아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낮은 곳으로 더욱 낮은 곳으로 자신을 낮추고 봉사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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