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심벌의 참뜻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교회와 크리스천가정에는 물론 백화점이나 상가 등에 세워진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이 눈길을 끕니다. 트리나 화환에 장식된 큰 별과 촛불, 종, 산타클로스, 캔디 지팡이, 양말, 사과나 과자 모양의 심벌들이 휘황찬란합니다. 상업화의 극치로 화려한 장식과 판촉용 산타클로스가 등장하다보니 크리스마스 심벌에 담긴 그리스도의 참뜻이 사라져가고 있어 매우 안타깝습니다.
여러분은 크리스마스 트리나 화환을 만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성탄을 앞두고 어린 자녀들에게 이 크리스마스 심벌의 참뜻을 들려주면 어떨는지요?
크리스마스 트리는 16세기에 독일에서 처음 등장하였는데, 미국에는 19세기에 한 독일인이 이민 때 가져간 상록수에 그리스도의 ‘십자가나무의 승리’와 ‘영원한 삶’의 은총을 장식하면서 확산되었답니다. 고대 로마나 그리스시대에 스포츠나 전쟁에 승리하면 화관을 씌워 행렬하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 화환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나무의 승리’를 상징하고 예루살렘거리의 행렬을 떠올립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지붕 위나 트리의 꼭대기에 큰 별을 달고 트리에 촛불을 밝힙니다. 동방박사들이 별을 보고 찾아가 구유에 탄생하신 메시아께 경배하고 선물을 드렸습니다. 이 크리스마스의 별은 그리스도에게 자신의 선물과 재능을 봉헌하고 경배하라는 ‘하느님의 초대’입니다. 촛불은 오래도록 교회의 전례와 전통과 함께 해 왔지요. 크리스마스 촛불은 어두운 세상을 밝히러 오신 ‘그리스도의 빛’을 상징합니다. 세례 때에 대부모들이 대자녀들에게 촛불을 건네며 ‘세상의 빛’으로 살기를 기원합니다.
학교 종이 학생들을 불러 모으고, 교회 종이 사람들을 교회로 부르듯, 성탄 종(鐘)은 ‘구세주가 오신다’는 기쁜 소식을 알리는 의미입니다. 산타클로스는 니콜라스 성인께서 가난한 자에게 남몰래 선물을 주었듯이 하느님 은총의 선물을 나누는 것을 드러냅니다. 천사가 베들레헴언덕에 있는 목자들에게 성탄소식을 알려주니 그들은 아기 예수님을 찾아뵈었지요.
캔디 지팡이를 트리에 달거나 양말에 넣음은 이를 기억하게 합니다. 장식물 중 사과는 에덴동산의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나타내고, 과자나 빵 같은 장식물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일용할 양식’을 뜻하며 어린이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크리스마스 장식에는 호랑가시나무(holly)나 포인세티아(poinsettia)가 등장하여 축제의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이 가시나무는 메시아께서 ‘가시관 쓰심’을 연상케 하지요. 크리스마스 색깔은 적색·녹색입니다. 적색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순종했던 ‘그리스도와 순교자들의 피’를 상징하고, 녹색은 ‘희망과 생명’을 나타냅니다.
강생의 신비가 크리스마스
대림 촛불이 모두 밝혀졌습니다. 크리스마스(예수 성탄 대축일)가 가까웠나 봅니다. 크리스마스(Christmas)는 라틴어의 두 단어 ‘그리스도’(Christus)와 ‘보내다’(missus)를 결합한 말입니다. 하느님께서 그의 외아들 예수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보내셨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가 없는 크리스마스는 아무런 의미가 없지요.
‘불가능이 없으신’ 하느님께서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듯이, 하느님의 ‘말씀이 사람이 되셨습니다(요한 1,14).’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 눈에 보이는 인간으로 오신 것입니다.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신 하느님의 아드님이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루카 1,35).’ 이분은 ‘참 하느님’이시고 ‘참 사람’이시며 신성과 인성이 일치를 이루신 분이십니다. 바로 이 그리스도 ‘강생의 신비’가 크리스마스입니다.
요즈음 하느님과 숨바꼭질하는 ‘철부지’가 늘어나고 있다지요? 하느님을 찾지 못해 언제나 술래만 하다가 지금이 무슨 철인지 알지 못하겠지요? 예수님 곁을 떠났던 ‘철부지들’이 고향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알몸으로 숲속에 숨은 아담과 하와를 “너 어디 있느냐?”고 부르시듯이 이 은혜로운 계절에 ‘길 잃은 양’을 찾고 계십니다. 이제 아기예수님께 경배 드리며 성탄의 기쁜 소식을 함께 누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신앙의 해’에 교회의 종소리가 들립니다. 시끄러운 세상도 침묵하여 주님의 부르시는 음성과 복음을 함께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아기 예수님께서 이 땅에 빛으로 오시어 모든 사람을 비추십니다. 특히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오시어 위로와 희망을 주십니다. 우리 형제자매들은 크리스마스 촛불을 밝혀들고 세례 때를 기억하면서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빛의 자녀’로 살겠노라 다짐해 보면 어떨까요? 구유 앞에 무릎을 꿇고, 겸손한 마음으로 ‘새 아담’이신 그리스도와 하나 되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주님께 봉헌하여 ‘복음의 증거자’가 되기를 청하는 사랑의 기도를 바쳐봅시다. 메리 크리스마스!
김창선(세례자 요한)씨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경제기획원, 재정경제원, 외교통상부에서 근무했고, 현재 서울 우이동본당에서 말씀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