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대선에서 우리는 보았다. 둘로 갈린 민심의 향방을. 극심한 양극화현상 가운데서도 도드라졌던 것은 대선의 결과가 영·호남과 좌우 등으로 대변되던 대립의 패러다임을 넘어 세대 간 갈등의 상황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번 대선에서 기득권으로 대변되는 50대 이상 유권자의 수는 젊은이들보다 많았고, 그들의 투표율은 높았다. 몇몇 젊은이들은 지지하던 후보가 당선되지 않은 후 ‘멘붕(멘탈붕괴)’ 상태에 빠졌고, SNS에 대중교통의 노약자석을 없애라는 이야기부터, 노인을 위한 세금 부담의 부당함을 알리는 글 등을 올렸다. 젊은이들이 기득권에게 갖는 패배의식과 박탈감이 노인층에 대한 분노로 향했던 것이다. 실제로 노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정당들이 표심 확보를 위해 상당수 유권자를 지닌 노인층을 위한 정책을 내걸음으로써, 젊은이들의 세금 부담이 가중되고 부양의 무게는 커져가고 있다.
얼마 전 한국은행은 ‘인구구조 변화와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인구 가운데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정점을 찍고, 계속해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 역시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정점에 올라 감소하기 시작한지 1~2년 후 불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대 간 갈등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코이노니아라고 불리는 친교의 공동체, 교회에는 세대 간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가. 더불어 사회의 갈등을 교회는 어떻게 보듬어야할까.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를 넘어 세대 간 갈등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어쩌면 2013년 통합의 화두는 대통령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교회의 관심 또한 이곳을 향해 있어야 한다.
교회의 사회교리는 명징하고 정확하다. 그러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시점에서 선행돼야할 사실은 서로를 끌어안아야한다는 사실이다. 이해하고 안아줄 때, 자신의 단점을 거울로 비출 때, 서로는 화합한다. 서른셋의 예수는 기득권과 세리와 창녀들도 끌어안지 않았던가.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어느 곳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상하, 좌우로 뻗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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