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 중의 하나인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참된 그리스도 사랑의 정신을 실천했던 고 이태석 신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고인의 참된 사랑을 고귀하게 이어받아 실천해야 하는 우리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부끄러움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최근 가장 큰 논란을 불러왔던 톤즈 브라스밴드와 관련된 영상물 방영을 법원이 방영 금지 결정 내림으로써 논란의 일단락을 지은 것은 다행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영상물의 제작과 방영을 둘러싸고 나타난 몇 가지 문제점들이 고인의 사랑과 희생, 봉사의 정신을 자칫 훼손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우리는 이태석 신부를 둘러싼 일련의 논쟁들이 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고, 과연 이러한 일들이 고인의 삶과 정신이 우리에게 진정한 의미를 일깨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을 깊이 성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것이다. 이태석 신부는 생전에 결코 자신의 이름과 사업이 유명해지기를 원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자신이 평생을 걸고 했던 일들이 결코 세속적 성공과 사업에 연루되기를 원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우려해 이태석 신부가 속했던 살레시오회는 진즉에 그의 삶과 영성을 올바르게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지만, 우후죽순으로 고인의 이름을 걸고 나타난 단체들은 고인을 통한 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는 듯한 감을 지울 수 없었다.
물론 이태석 신부를 기리는 단체들이 모두 사업적인 영리 추구나 고인의 이름을 빌어 세속적인 유명세를 추구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또한 고인의 정신을 기리는 다양한 기념 사업들 역시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어떤 기념 사업이든지 그 근본적인 목적은 고인의 정신과 영성이 가난한 이웃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실천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게 생각할 때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방식으로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법원의 이번 결정이 주는 의미를 점검하고 차분하고 진실되게 고인을 기리는 사업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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