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월 18일부터 한 주간 동안 지내는 ‘그리스도인 일치기도 주간’을 맞았다. 그리스도 교인들이 교파를 초월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되는 길을 모색하는 이 일치주간은 서로를 단죄하여 나누어진 전 세계 그리스도교인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함께 기도하자는 지향으로 설정됐다. 이 시기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무엇보다 새로운 힘과 열성을 다해 일치와 친교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가톨릭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계기로 일치운동에 적극 참여하기 시작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일치운동에 관한 교령, 동방교회에 관한 교령, 종교자유에 관한 선언 등을 통해 일치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뤘다. 일치문제에 있어 공의회 가르침 중 하나는 우리와 갈라진 형제들 사이에는 사소한 상이점보다 중요한 공통점이 더 많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사랑, 하느님 말씀에 대한 절대적 존경 등은 교파를 초월해 참된 그리스도인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다. 따라서 일치운동은 지상의 교회가 끝까지 추구해야 할 과제이다.
이제 우리는 다른 그리스도인들을 이방인처럼 여기지 않으며, 그리스도 안의 형제 자매로, 하느님 나라를 향한 동료 순례자로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종교 사회인 우리나라의 경우 그리스도교 안에서 일치 못지 않게 타종교와의 대화와 협력도 매우 중요하다. 현재 우리는 모든 종파와 문화민족의 경계를 넘어 온 인류가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하나의 지구촌 공동체를 형성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김희중 대주교는 담화에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바라시는가’(미카 6, 6-8)에 대해 함께 고민하자고 말하고 있다. 김 대주교는 “그리스도인은 예수님께서 가신 길을 같이 걸어가며, 나와 다른 신념을 가진 이들과 대화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것”이라며 “일치는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적 전통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한 신앙 공동체들 상호 간에 신앙의 걸림돌인 사회악에 맞서고, 공동선을 위해 함께 연대하는 실천적 고백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진정한 일치를 위해서는 우선 우리 교회 안에서 일치와 화합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타종교와의 대화 노력에 앞서 교구와 본당 단체, 성직자와 신자들 간의 친교와 일치가 절실하다. 이를 토대로 모든 종교와 공존하며 인류에게 봉사하는 것이 진정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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