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부터 시작돼 올해 11월 24일 그리스도왕 대축일까지 보편교회가 기념하고 있는 ‘신앙의 해’는 신자 개개인들의 신앙적 성숙은 물론 교회 공동체 전체가 새롭게 신앙의 여정을 찾아나가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따라서 이 기간 동안 모든 신자들은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신앙을 배우고 익히려는 굳은 결심을 실천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우리는 두 가지 신앙의 보고에 맛들여야 할 것이다. 물론 교회의 성사생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성경 읽기를 몸에 배이도록 해야 할 것이지만, 지난해 반포 20주년을 맞은 가톨릭 교회 교리서, 그리고 현대교회와 신앙을 형성해준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역시 우리가 깊은 관심과 열정으로 배우고 익혀야 할 보고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춘천교구 사제단이 교구장 김운회 주교와 함께 시작한 ‘공의회 문헌 이어쓰기’는 매우 신선하고 시의적절한 시도가 아닐 수 없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교회 안에서는 성경 필사가 신앙적 성숙을 돕는 유효적절한 방법으로 자리잡아왔다. 그래서 어느 본당이든 사순절이나 대림시기를 즈음해 성경 필사를 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가 됐다.
필사는 단순히 글자를 있는 그대로 베껴 쓰는 단순한 작업에 그치지 않는다. 경건한 자세로 한 자 한 자 하느님의 말씀을 옮겨 적는 일은 마치 초세기와 중세시대에 수도승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방편으로 각종 교회의 문헌들과 성경을 베껴 썼던 것이다. 따라서 성경 필사는 오히려 열성적인 기도에 버금가는 일이라 할 것이다.
실제로 성경 필사가 주는 신앙적인 효과를 경험했던 신자들은 한 권의 성경책을 필사로 완성했을 때 그것이 주는 성취감과 자부심의 심리적인 효과는 물론 하느님의 성령이 함께 해주시는 영적인 위안과 신앙적인 자기 쇄신을 체험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제 춘천교구 사제단의 공의회 문헌 필사 운동은 또 하나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구 사제단 전체가 공의회 문헌을 이어쓰기로 한 것은 그만큼 공의회 문헌이 지니고 있는 신앙 성숙의 잠재력과 신앙의 보고로서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곧 교구민들에게도 모범이 될 것이다. 사제단의 이러한 노력이, 모든 신자들이 공의회 문헌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 열정적으로 배우고 익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 바로잡습니다
1월 20일자(2829호) 22면 사설 ‘신앙의 해, 공의회 문헌을 배우자’ 중 춘천교구 교구장 장익 주교를 ‘김운회 주교’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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