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청년이 남기고 간 사랑은 놀라웠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졌던 김동진(프란치스코)씨. 김씨의 부모는 평소 아들의 올바른 신앙인으로서의 모습을 기억하며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수도자가 되어 많은 이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고자 했던 그 청년은 자신의 몸을 온전히 내어주며 6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 비록 수도자의 꿈은 안타깝게도 이루지 못했지만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사랑의 실천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보여주었다.
이런 큰 사랑을 보여주었던 또 한 분을 기억한다. 김수환 추기경이다. 김 추기경이 우리 사회에 남긴 가장 큰 선물은 생명존중 의식 확산이다. 당시 김 추기경이 각막을 기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기증 서약자 수가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었다. 이후로도 서약자가 꾸준히 늘어 신자뿐만 아니라 타종교인과 일반 신자들 사이에서도 추기경의 모범을 따라 장기 기증에 동참한 이들이 늘었다.
생명 존중 의식을 확산하고 생명을 수호하는 일은 교회 본질적인 사명이다. 교회는 합당한 방법으로 행해지는 장기기증을 적극 권고한다. 따라서 장기기증은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인으로서 그 신앙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 순간에도 각종 재해나 질병, 불의의 사고로 인해 장기기증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수없이 발생하고 있다. 그 중에는 장기기증이란 방법을 통하지 않고는 더 이상 생명을 연장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 이런 이웃들에게 우리의 장기 일부를 사후에 기증함으로써 새로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것이다. 나눔에 가장 값진 가치는 생명의 나눔이다. 이는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라 하겠다.
장기를 기증한다는 것은 살아서는 물론 죽어서까지 이웃을 위해 사랑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의 참모습이기에 교회는 이를 적극 장려하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자신의 생명을 나누어 주는 이 사랑의 실천보다 더 값진 희생과 보속은 없을 것이다. 아직도 많은 환자들이 고통 속에서 신음하며 애타게 장기기증을 기다리고 있다. 한 청년이 자신을 내어주며 6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듯이, 우리도 장기기증에 관심을 갖고 동참해야할 것이다.
미사전례를 통해 매번 새로운 생명을 내어주시는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우리도 이웃과 새생명을 나누도록 하자. 장기기증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다.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장기기증 운동이 더욱 활상화될 수 있길 희망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