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취재를 위해 할머니 신자 한 분을 만났다. 일상을 통한 선교를 삶으로 보여주는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그저 성당이 너무 좋아서, 자신이 가진 신앙을 함께 나누고 싶어 선교를 실천한다고 말했다. 할머니의 선교는 이미 오래 전부터 몸에 배어 있다. 매일 타고 다니는 마을버스의 기사도, 주변의 이웃들도,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의 직원들도 할머니를 따라 신앙을 얻게 됐다. 심지어 할머니는 이단 종교의 선교 활동가에게까지 신앙을 권하기도 했다.
할머니가 알려준 신앙의 기쁨은 그 주변의 또 다른 이들에게 퍼져나갔다. 전문적인 교리상식이 없어도 할머니는 마치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들처럼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줌으로써 신앙을 전달했다. 일방적인 선교가 아닌 일상적인 선교가 신앙을 더욱 친근하게 느끼게 만든 것. 할머니는 자신이 신앙으로 이끈 이들이 세례를 받는 순간까지 함께 했다. 같이 교리를 듣거나, 격려를 아끼지 않는 등 정성을 다해 그들을 돌봤다.
이러한 노력은 지난해 할머니의 본당 공동체가 실시한 ‘우리가족 찾기 운동’에서도 이어진다. 할머니는 본당에서 내어주는 선교도구를 품을 들여 더 예쁘게 만든 다음, 선교 대상에게 전달했다. 본당 제대 앞에 선교 대상자를 봉헌하고 끊임없는 기도를 드리기도 했다.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할머니가 직접 만나지 못했던 선교 대상자의 가족까지 다시 신앙을 찾기 시작했다. 일상에서 보여준 선교의 힘이 파급효과를 가져다 줬다. 할머니는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본당의 한 해 ‘우리가족 찾기 운동’을 마무리 하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날, ‘선교 으뜸상’을 받았다. 본당에서 주는 소박한 상이지만 할머니의 선교는 단지 상을 받기 위해, 성과를 올리기 위함이 아닌 삶으로 묻어난 선교였다.
기자의 주변에도 돌아오지 않는 쉬는 교우들이 꽤 있다. 이들에게 당장의 회두 권유보다 느리지만 자연스러운 소통과 이해가 도움이 된다는 것을 할머니를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됐다. 오늘 무관심했던 쉬는 교우들에게 다시 한 번 말을 걸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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