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와 보속의 시기인 사순시기가 다가왔다. 사순절은 교회의 가장 중요한 전례시기라고 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와 함께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큰 의미를 지니는 전례시기이다. 특히 부활의 희망을 간직하고 지상에서 영원한 생명을 고대하는 희망의 시기이다.
사순시기에 가장 많이 접하는 단어는 회개와 보속, 단식, 자선일 것이다. 이 시기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지금까지 나태했던 삶을 성찰하고 참 신앙인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여러가지 덕목을 실천하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 우리는 이 시기를 보내면서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 제사가 지닌 의미를 묵상하고 우리 삶 속에서 실천하려는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참으로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체험하고 있다. 국가 경제가 어려움에 처해 생활고에 시달리는 빈민층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에 부풀어야 할 많은 젊은이들이 일할 곳을 찾지 못해 좌절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사회적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증거해야 한다. 사순시기는 그리스도인의 이러한 소명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때이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절망하지 않으며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한다. 또한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의 선물인 희망을 이웃들과 나누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순절은 단지 매년 돌아오는 형식적인 시간의 흐름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희생 제사가 성찬례 때마다 항상 새롭게 재현되는 것처럼, 사순시기에 바치는 모든 기도와 희생은 인류 구원의 성업을 위해 당신을 바치신 예수님의 구원사업에 새롭게 동참하는 행위이다.
사순시기를 지내며 무엇보다 자선활동에 적극 동참하자. 회개의 삶을 보속하는 행위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 가진 것을 움켜쥐고 있을 땐 가진 것 밖에 없지만, 손을 펼쳐 나눌 땐 또 다른 은총의 선물이 손바닥에 얹혀진다. 진정한 나눔은 나의 희생으로 얻어진 값진 것을 아무런 대가 없이 그냥 나누는 것이다. 나눔을 통해 남이 나를 알아주길 바란다거나, 나누는 행위가 알려지기를 바라는 것은 진정한 나눔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행위는 소외된 이웃들에게 아픈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 많은 이들이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작은 나눔실천으로 은혜롭고 뜻 깊은 사순시기를 보낼 수 있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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