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젊은이에게 퇴물이 되어 가는가?
2010년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통계자료에 따르면 청년층의 미사참석률이 6.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자 전체적으로 주일미사참석률이 30%정도로 낮은 상황인데, 청년층은 그 전체 비율에 비해도 훨씬 낮은 것이다. 젊은이들이 교회를 조용히 떠나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젊은이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는 것은 중·고등학교 시절에 이미 예견된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 주일학교를 다녀도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 학원, 입시준비 등을 핑계로 ‘주일을 거룩히 지내는 것’에 대한 감수성은 들어설 여지가 없는 환경이다. 대다수 부모님도 공부를 주일미사보다 우위에 두고 있다. 가정에서 어떻게 신앙교육을 시켜야 할지 부모들부터 먼저 배워야 할 형편이다.
게다가 기존 젊은 신자층이 교회를 떠나고 있는 것만이 아니다. 젊은 층에게 교회의 매력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 서강대학교의 경우만 하더라도 새 영세자 수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1970년대 교회의 성장을 주도했던 새 영세자들이 지식인과 젊은이 층이었다는 기록과 대비하면 놀랄만한 차이가 아닐 수 없다.
젊은이들이 찾아가던 교회는 이제는 젊은이들에게 ‘퇴물단지’가 되었단 말인가? 19세기에는 노동자를 잃고 20세기에는 젊은이를 잃었다는 서구교회의 패턴처럼, 한국교회가 1990년대에는 노동자를 잃고 2000년대에는 젊은이를 잃고 있는 것인가?
젊은이가 새로이 찾아오지 않을뿐더러, 있던 젊은이도 조용히 떠나가는 교회에 미래가 없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본당에서도 체감하고 있지만, 적지 않은 수도회는 심각하게 체감하고 있다. 단지 성소자 수의 감소뿐 아니라, 성소자들의 신앙과 교회에 대한 이해와 실천이 저하되고 있다. 수도회가 쇠퇴하는데 한국교회 전체가 건강할 수 없다.
교구와 수도회 모두 손잡고 젊은이가 일어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그것도 일회성, 전시성 계획이 아닌 10년을 내다보는 투자와 계획이 필요하다.
젊은이가 찾아오는 교회공동체
교회에서 젊은이들이 잘 모이는 자리를 여럿 보아왔는데, 한국에서는 청년성서모임이 먼저 생각난다. 지난 30여 년간 젊은이들에게 ‘신앙체험‘의 장소로서, 성서와 성사, 신앙공동체의 능력을 체험하는 장이 되어 왔다. 세계로 눈을 돌리면 프랑스에 있는 떼제공동체도 그렇다. 1940년대에 창설된 이 에큐메니칼 공동체는 세계 각지에서 젊은이들을 자석처럼 끌어당기고 동시에 ‘신뢰의 순례’를 하며 화해와 일치를 추구해왔다. 지난 연말연시 바티칸광장에서 열린 유럽모임에는 4만5000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교황님과 기도하기도 했다.
위의 두 공동체운동에는 모두 젊은이 감수성에 맞는 분위기와 노래, 전례 등이 돋보인다. 하지만 필자는 젊은이들이 두 공동체운동에 매력을 갖는 이유를 근본적으로 다음 두 가지에서 찾는다. 첫째, 두 공동체에서 모두 젊은이들은 자신들이 손님이라기보다 주인으로서 자유로움을 느낀다. 왜냐하면 두 공동체 모두 젊은이들은 단지 사목대상이 아니라 다른 젊은이를 맞는 주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두 공동체 모두 하느님을 중심에 두고 있다. 청년성서모임은 말씀묵상과 생활나누기를 통해서, 떼제공동체는 하루 3차례의 기도시간을 통해서 표현된다. 어느 세대이든 그렇지만, 젊은이가 교회에서 체험하고 싶어 하는 것은 세상에서 찾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닐 것이다. 젊은이들이 단지 재미거리를 찾고자 한다면 굳이 교회를 올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베드로가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 바로 그것일 것이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요한 6,69).
젊은이들이 육화된 말씀을 체험할 수 있게 교회는 어떻게 도울 것인가? 물론 성령의 일이다. 하지만 필자는 동시에 리더십의 역할을 강조한다. 한국에서도 많은 젊은이들이 참석하고 있는 세계청년대회가 그것을 말해준다. 198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제정할 당시 주위에서는 만류했다고 한다. 젊은이가 멀어져 간 현실적인 상황이 녹록하지 않아서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교황은 리더십을 발휘했다. 젊은이와 교회에 대한 꿈과 열정을 당신 안에만 가두어 둘 수 없었을 것이다.
요약하면, 젊은이가 사목의 주인이 되게 하고, 육화된 말씀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교회에 젊은이들은 귀환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한국에서 누가 젊은이와 교회에 대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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