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 천주교 문화유산 실태조사 및 활용방안’이란 제목의 책자를 펴냈다. 이 책자는 한국교회사연구소가 작성한 최종 보고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문광부는 이를 통해 한국교회 내 천주교 문화유산 실태를 파악하고 신자들뿐만 아니라 비신자들과 나아가 우리나라를 방문할 수많은 외국인 순례객 및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나갈 방침이다. 인류 보편 문화유산으로 천주교 문화유산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른바 ‘종교관광’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대내외적으로 소중한 우리의 천주교 문화유산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한국사회 안에서 천주교 위상을 함양할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다.
우수한 한국 가톨릭교회의 문화유산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것은 ‘문화선교’이다. 우리는 최근 몇년 동안 교회 문화재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역사, 문화유산 개발의 일환으로 교회문화재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실제 사적이나 근대문화 유산 등으로 지정된 교회유산은 한국역사의 산 교육장으로도 그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개발된 문화유산들은 일반인들이 즐겨 찾는 문화사적지로 부상하는 사례가 늘어 간접선교의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국가 사적지인 명동성당은 이미 일반인들이나 외국 관광객들에게 명소로 알려진 대표적인 종교공간이다. 이밖에 각 교구마다 그 지역을 대표할만한 우수한 교회 문화유산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한국교회 문화유산의 체계적 관리와 보존 시스템은 그 명성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 교회 내 문화유산의 도록화, 목록화 작업조차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12월 한국교회사연구소가 마련한 포럼에서 박문수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부원장은 “우리 교회가 한국 사회에 교회 문화를 공유자산으로 개방해 현 세대가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미래에도 계승, 발전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세계적인 추세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종교 관광의 영역이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교황청 지정 순교 성지 순례코스가 될 경우 세계적인 순례코스에 포함돼 전 세계 신자들이 찾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교회는 박해와 순교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신앙선조들의 피와 땀이 배어있는 소중한 교회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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