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해’를 보내고, 새로운 교황의 탄생을 맞이하고 있는 오늘날의 가톨릭교회가 가장 절실하게 요청되는 것은 한 마디로 ‘신앙 쇄신’을 위한 각고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폐막한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에서도 역시 이같은 신앙 쇄신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의 모색에 주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 주교회의 춘계 정기 총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우선 이른바 ‘가톨릭 사말 교리’의 출판 승인 건이다. 사말 교리라면, 죽음과 심판, 지옥과 천국 등 인간 존재의 현재와 미래, 나아가 영원한 생명과 관련되는 가톨릭교회의 종말론적 가르침을 담고 있다.
이같은 가톨릭교회의 종말관은 피조물로서 하느님의 사랑에 의해 창조되어 죄에 떨어진 인간이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과 구원 업적으로 죄를 씻고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올려진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죽음에 관한 교회의 핵심적인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종종 이러한 교회의 사말 교리가 충분히 이해되고 인식되어 그것이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신앙 안에 올바르게 적용되지 못함으로써, 자칫 이단과 신흥종교 등으로 이끌리는 결과를 가져오는 오늘날의 현실이다.
현재 교회 안팎에서 신흥 종교나 유사 종교의 흐름에 이끌리는 신자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정확한 통계도 없고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정보가 확보되지 않았지만 이같은 상황은 매우 심각한 지경에까지 이르러, 교도권의 공식적이고 강력한 가르침 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지 않는가 하는 우려까지도 나온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단지 일부 소수의 일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자들의 신앙 의식이나 신심 행위 전반에 걸쳐 철저하게 교회의 가르침에 충실하지 못한 경향이 있지 않은가 하는 우려이다. 결국 이러한 경향은 ‘신앙의 해’를 통해 집중적으로 성찰하고 있는 새로운 복음화, 신앙 쇄신의 긴급성과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문제의 해결은 적절한 교리서의 출판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시의 적절한 교리서의 편찬이 문제 해결을 위한 매우 유효한 도구가 될 수 있으나 결국 해결책은 총체적이어야 할 것이다. 기왕에 편찬하는 이 교리서가 신자들의 교육이나 각종 신앙 쇄신 프로그램에 적절하고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더욱 다각적이고 광범위한 현실적 사목 프로그램들이 시도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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