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세계 10대 국가로의 부상
2012년 대한민국 인구는 5000만 명을 넘어서 전 세계 223개국 가운데 25위, GDP는 1조1635억 달러로 183개국 중에서 15위, 교역규모는 1조677억 달러로 223개국 중 8위에 달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10대 국가로 부상했다. 개발도상국을 가보면 우리나라의 경제사회 발전 정도를 실감하게 된다. 또 구미 선진국보다 앞선 인터넷인프라, 교통·도로망, 지하철 및 각종 시설 등은 한국이 얼마나 발달한 사회인가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에서 4강에 드는 신화를 기록했으며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13개를 따면서 5위의 실적을 거두었고 한류와 K-POP, 강남스타일 등으로 세계에 한국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위상은 각계각층에서 자신의 꿈, 일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모든 국민들이 이뤄낸 것으로,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이뤄낸 나라라는 자부심을 지닐 만하다.
대한민국 의식수준의 역사
우리나라는 이러한 경제적인 성취, 스포츠, 문화예술에서의 위상에 걸맞은 국민의식 수준을 갖고 있을까? 우리 국민이 혹시라도 졸부처럼 돈은 벌었지만 의식이나 품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우리의 의식수준을 간단히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의식수준을 넘어서」의 저자 호킨스 박사가 제시한 의식수준을 근거로 1900년대부터 2010년도까지의 사건을 중심으로 개략적이나마 의식수준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사를 살펴볼 때 1910년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게 된 경술국치는 우리 민족에 가장 큰 수치심을 가져다 준 사건이다. 일제치하 국민의식은 ‘이 풍진 세월’ 등의 노래에서 알 수 있듯이 수치심, 죄책감, 무기력과 슬픔이 주가 된다. 이후 독립투쟁과정에서 좌우이념으로 분열되고 분단된 남북 모두 권력 쟁취를 위해 자신의 이념과 맞지 않거나 이해관계가 다른 집단에 대한 체포와 구금, 살인이 무차별적으로 행해졌다. 남에서는 민족지사인 김구, 여운형 선생 등이 암살되고 지리산 빨치산 사건, 제주도 4·3사건 등으로 좌익세력이 제거되었다. 또 북에서도 조만식 선생 등과 종교지도자들이 희생됐다. 이 시기 이승만과 김일성 모두 정권 창출이라는 욕망에 불타 각각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란 이념을 기반으로 남과 북을 지배했다. 이러한 이념이 충돌한 극점이 6.25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 대한민국의 의식수준은 ‘이별의 부산 정거장’ ‘단장의 미아리 고개’ 등의 노래에서 보듯이 한편으로는 일제하의 지배적인 의식수준인 슬픔, 무기력, 후회와 낙담의 정서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족상쟁으로 인한 수치심과 죄책감의 정서가 함께 지속되었음을 알 수 있다.
1960년 초 이승만정권의 독재에 분노한 대학생들의 용감한 시위가 그치지 않았고 마침내 4·19혁명으로 독재가 종결됐다. 국민의 의식은 분노를 넘어 잠시 용기의 수준에 다다른 듯했지만 5·16군사정변으로 인해 두려움과 무기력의 의식수준으로 후퇴했다. 정권 탈취란 욕망을 충족시킨 군사정권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잘 살아보자’는 경제적인 욕망을 국민들 마음속에 불어넣었고 그 결과 유례없는 경제 성장을 통해 1980년대 중반기까지 우리 국민은 한편으로는 경제적인 욕망, 또 다른 한편으로는 독재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의 의식 단계에 머물렀다고 할 수 있다. 1987년의 민주화를 거치면서 국민들은 스스로에 대한 자존심을 갖는 동시에 용기의 수준까지 일시적으로 상승하였다. 하지만 국민 대부분의 의식은 여전히 자존심에 울고 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한국의 경제발전은 국민의 의식을 슬픔과 무기력에서 욕망의 수준까지 상승시킨 반면 김수환 추기경, 장준하 선생, 함석헌 선생, 전태일 등으로 대변되는 민주화운동의 핵심인물들이 지닌 용기와 통찰력, 그리고 포용이라는 긍정의 힘(power)은 제5공화국과 군부쿠데타세력이 지닌 욕망이라는 부정의 힘(force)을 상쇄시키고 국민의 의식이 자존심 단계에 오르는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2017년 국민의 의식수준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는 E. H. 카(Carr)의 명언처럼 2013년 대한민국 국민의 의식은 역사에서 열쇠를 찾을 수 있으리라. 앞으로 우리 국민 모두 지금까지의 수치심과 죄책감, 두려움을 이겨내고, 부정과 불의에 대해 분노하면서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자발적인 행동을 하며 나아가 이웃을 배려하고 포용하며 사회적인 약자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수준으로 고양되면 좋겠다. 그리하여 2017년 박근혜 정부가 마감할 때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이 과거의 두려움, 욕망, 분노, 자존심의 의식수준에 머물기보다 용기와 중용, 자발성과 포용의 의식수준까지 높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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