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이 새 교황의 탄생과 창간 86주년에 즈음해 실시한 ‘새 교황의 사목적 과제-신학자 100인에게 물었다’를 통해 나타난 결과는 이미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 조사에 따르면, 새 교황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세속주의와 상대주의에 대한 대처’로 나타났다. 이미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가장 중요한 사목적 지향인 세속주의와 상대주의와의 싸움은 보편교회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서, ’새로운 복음화‘와 ’신앙의 해‘ 거행의 주요 축을 이루고 있다.
조사는 이와 함께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 실현‘을 새 교황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이는 곧 한국교회의 신학자들 대부분은 공의회 정신이, 이미 공의회가 개막된지 5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회 안에 자리잡고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함을 반증한다. 따라서 새 교황은 아직도 충분히 성숙되고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공의회 정신과 가르침을 실현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지적한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한국교회의 상황을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공의회 정신의 실현을 새 교황의 과제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다만 한국의 신학자들 뿐만은 아니다. 하지만 특별히 한국교회에서도 역시 공의회 정신의 성숙한 실현을 위한 노력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욱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음을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오늘날 교회는 많은 도전과 과제에 직면해 있다. 교회 외적으로는 종교와 신앙, 초월적 가치에 대한 무관심과 때로는 적대감까지 나타나는 힘든 문화적 환경 속에서 복음 선포의 소명을 실천해야 하며, 내적으로는 성숙되지 못한 신앙과 세속화의 영향으로 인해 교회 공동체 본연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위기감 속에 놓여 있다. 새 교황 탄생에 대한 기대는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보편교회 구성원 모두의 헌신적인 노력을 수반할 것을 요청한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의 시작과 끝은 공의회 정신의 실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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