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매년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지내고 있다. 이 특별한 기념의 날은 지난 2000년 대희년 4월 30일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제정함으로써 시작됐다. 이 날은 ‘자비의 사도’로 알려져 있는 마리아 파우스티나 코발스키 수녀가 시성된 날이기도 하다.
‘하느님의 자비 주일’이 선포된 것은 파우스티나 수녀가 수도생활 중 체험한 특별한 은사를 바탕으로 전한 메시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 수녀가 경험한 은사들에 대한 영적 체험은 일기 형식의 글로 전해진 바, 그 핵심은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을 깨닫고 실천하라는 권고이다.
오늘날의 세상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전쟁과 폭력이 난무하고 만연해 있다. 개인과 개인, 개인과 공동체간에, 사회와 국가간에도, 심지어 종교와 종교간에도 자비와 관용이 결여된 채 모든 일을 힘과 폭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 만연해 있다.
이를 염두에 둔 듯, 교황 프란치스코는 예수 부활 대축일 교황 담화를 통해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은 언제나 영광의 승리를 거둔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 자비의 대행자, 통로가 되어 예수님께서 모든 땅에 물을 주고, 당신의 피조물을 보호하시고, 세상에 정의와 평화가 흘러넘치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는 바로 우리들을 통해서 전해지고, 드러난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께서 인간 존재를 위해 마련하고 끊임없이 부어주시는 사랑과 자비를 이웃과 세상에 전해야 하는 소명을 부여받았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명령은 이처럼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 정의와 평화를 세상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해야 한다는 소명과 다르지 않다.
바로 얼마 전 우리는 예수 부활 대축일을 지냈다. 부활로써 인류는 영원한 생명의 희망을 회복했고, 참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됐다. 그리고 그 희망을 삶에서 드러내고 실현하는 일은 하느님 사랑을 이웃에게 전하는 일일 것이다. 부활로 얻은 희망을 자비의 실천으로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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