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는 말은 통상 정신 나갔다. 돌았다 등의 부정적인 뜻을 담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여기서 ‘미친다’는 의미를 ‘열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성공을 원한다면 미쳐야 한다고 얘기한다. 살벌한 경쟁사회 속에서 무미건조하게 대충 대충 살아서는 결코 바라는 것을 성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최근 평소 팬이었던 가수 인순이씨를 인터뷰할 기회가 생겼다. 필자는 평소 그녀의 무대를 보며 관객을 압도하는 힘 있는 목소리와 열정의 에너지에 흠뻑 매료되곤 했다. 기대한 대로 무대 밖 인순이씨의 모습도 노래하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노래에 대한 열정, 삶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인순이씨는 이렇게 말했다.
“제 삶을 되돌아보면 참 험난한 여정이었습니다. 가수로서의 슬럼프와 삶에 대한 회의가 밀려올 때 처음 무대에 섰을 때 간절함을 기억하며 새롭게 열정을 다지곤 했어요. 남들과 다른 출생 배경으로 어렸을 때부터 숱한 고난과 역경을 온 몸으로 부딪히면서도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제 안에 끊임없이 솟구치는 열정이었습니다.”
순간 필자의 열정 온도는 몇 도나 될지 궁금해졌다. 처음 사회에 진출했을 때의 열정은 사라지고 적당히 세상과 타협하며, 무난하고 안전한 삶을 택해온 것은 아닌지 말이다. 계속해서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
여러분은 무엇에 미쳐본 적이 있는가? 가슴 터질 듯이 즐겁고 행복한 일을 해본 적이 있는가? 이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한다면 죽을 때 후회감만 가득하지 않을까. 이런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행동해야 한다. 지금 이 소중한 시간을 귀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럼 어떻게 미쳐야 하는가. 미치기 전에 우선 스스로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준비 없이 미치면 정말 돌았다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삶의 가치와 철학을 분명히 하고 치밀하게 목표를 세워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떤 일에 미친다는 이유로 가족을 등한시하거나, 건강을 해치거나, 가치관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 미친다는 것은 정신을 놓아버리는 것이 아니다. 어느 하나에 모든 정신과 마음을 집중해야 한다. 목표를 세우고 나면 전력질주를 해야 한다.
세계무대에서 한국 골프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최경주 선수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것은 미치는 것이다. 열심히 하는 것과 미치는 것은 다르다”며 후배들에게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열정적으로 훈련에 임하라고 조언했다.
성공은 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자만이 누릴 수 있는 대가이다. 한 가지 분야에 미치게 되면 그 분야에서의 성공은 저절로 따라온다. 성공이란 한 분야에 미치지 않으면 절대 이룰 수 도 맛볼 수도 없는 열매이다.
복음말씀을 읽으면 예수님이 매우 열정적인 분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그분은 아버지 하느님과 백성들을 뜨겁게 사랑하셨다. 주님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코드는 바로 ‘열정’이다. 하느님 나라와 인류구원을 향한 열정으로 말씀과 사랑을 전하셨다. 우리가 주님을 선택해 믿게 된 것이 아니라, 주님의 사랑과 열정이 우리를 감동시키고 변화시켜 신앙으로 이끈 것이다. 열정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제자들은 주님의 사랑과 열정에 감화돼 천국의 일꾼이 되었다.
혹자는 지금 우리가 열정을 상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주님께서 보여주신 뜨거운 열정을 사모하고, 우리 모두 열정의 불꽃을 다시금 지펴나가야 한다. 열정은 삶의 교향곡이다. 이 교향곡이 하늘을 감동하고 땅을 움직인다. 바다도 춤을 추고 지구가 들썩인다. 하느님은 이런 열정을 지닌 자들로 인해 웃으시고 움직이신다. 이 세상은 열정을 지닌 자의 것. 이 열정을 나는 지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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