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자아상
2050년에는 우리나라의 위상이 세계 2위가 될 것이라는 미국 골드만삭스의 발표에 대해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요즘처럼 북한의 핵전쟁 위협과 이로 인한 갈등으로 지난 50여 년 동안 이룬 경제적 풍요를 하루아침에 다 날려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 더욱 말이 안 되는 얘기이니까…. 우리나라에 대한 한국인들의 자아상은 지난 반세기동안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화해왔지만 객관적인 지표보다 스스로 못났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35년의 식민지 경험과 이를 청산하지 못한 식민사관에 따른 교육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된다.
구약 민수기(13-14장)에 보면 모세가 가나안에 12명의 정탐꾼을 보내어 염탐하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열 명은 자신들은 메뚜기 같으나 가나안 사람들은 장대같이 키가 커서 가나안으로 갔다가는 잡혀 먹히고 만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머지 두 사람은 가나안땅은 젖과 꿀이 흐르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우리의 밥이니 두려워하지 말자고 한다.
모세가 다수의 의견을 물리치고 가나안으로 진출함으로써 이스라엘 민족은 40년 간의 힘든 여정을 거쳐 마침내 가나안을 정복하게 된다. 민족의 자아상 정립에는 통찰력 있고 믿음 있는 리더의 역할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통합의 리더십
2050년에 코리아가 세계에서 2위가 되리라는 예측은 지금과 같은 남북분단과 갈등이 아닌 남북의 경제적 통합과 통일을 전제로 한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백제나 고구려처럼 멸망한 나라의 영토와 국민을 잃어버린다면 통일의 의미가 없어진다. 남북의 통일에는 북한 영토 및 주민의 통합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된다. 남과 북,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일본의 국익이 팽팽히 맞서기도 하고 협력하기도 하는 남북통일의 과정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거대한 힘이 작용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금강산과 평양에 수십만 명이 왕래하여 남북 간의 숨길이 트인 듯했는데 지금은 전시상황이라는 북한의 일방적인 통고가 나올 지경이니 남북의 긴장과 갈등관계는 마치 롤러코스트를 타는 듯하지만 결코 신나는 경험은 아니다.
위대한 코리아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남북 간의 갈등과 위기를 관리하며 통합과 통일로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통합의 정치가로 본받으려 한 링컨 대통령은 남북전쟁 당시 수백만 명의 행복과 자유를 위해 노예해방선언문에 서명을 하였다. 그리고 전쟁에 패한 남부 지도자들에 대한 포용정책을 통해 자칫하면 짓밟혀버릴 수 있었던 남부의 자존심도 지켜주었다. 위태위태한 남북갈등의 시기에 북한의 자존심도 살려주면서 남북관계의 개선을 도모할 수 있는 뛰어난 협상력과 통찰력, 남북의 통합과 평화에 대한 믿음의 정신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2050년 위대한 코리아의 등장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에 진입한 대한민국은 저성장과 고용의 악화란 경제사회적 위기에 직면해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한 번 더 용트림을 칠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다. 그것이야말로 위대한 코리아의 등장을 예고하는 사건일 수 있으며 살얼음판과 같은 남북관계와 국제정세에서 우리가 살아남아 동북아 평화의 역사를 쓰기 시작할 수 있는 기회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하느냐 못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 남북한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피해야 할 최악의 선택은 당연히 지난 50년 이상 가꾸어온 모든 것을 한방에 날려버릴 전쟁이다. 그리고 우리가 선택해야 할 최선의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2020년에는 남북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북한과의 경제개발협약이 체결되며 신의주, 개성, 청진 등에도 고속도로가 완공된다. 개성을 비롯한 5개 지구의 남북합작 공단이 완성된다. 시베리아와 경의선을 연결하는 철도가 완성되고, 남북의 거주자 교류협정이 체결되어 상호방문이 가능하게 된다. 그리고 남북한 교육문화협정이 체결되어 이에 따라 교육과 문화 교류가 진행된다. 2040년에는 남북의 경제격차가 대폭 축소되고 드디어 북한도 1인당 GNP 1만 달러를 달성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2050년 세계 2위의 위대한 코리아가 탄생한다.
이것이 그저 한바탕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이는 우리가 모세나 링컨과 같은 인물을 가질 수 있는 행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위대한 코리아의 통일과 통합을 위한 리더, 우리 모두 함께 꿈을 꾸자. 이루는 것은 하느님께 달려 있음을 기억하면서!
문의 메일 aquinascho@hanmail.net
조은상(토마스 아퀴나스)씨는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대학원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서울흥사단 부대표·좋은세상행복연구소 소장 등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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