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지향하며 살아간다면서 현재 한국에 있는 새터민들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면 그것은 통일 문제를 관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새터민들이 우리사회에 잘 적응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중요한 여정 중 하나입니다.”
언젠가 어느 전문가가 한 말이다. 즉, 새터민을 돌보는 일조차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의 일부라는 의미다. 최근 각 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집중하고 있는 부분도 ‘새터민’이다. 인도적인 측면에서의 대북지원사업에 적극 참여함과 동시에 현재 한국에 있는 새터민들에 대한 정착지원과 양성에 힘을 모으고 있다.
직접 북한 주민들을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새터민은 북한 주민과 북한 사회를 알려주는 통로다. 때문에 언제가 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만일 통일의 그날이 다가온다면 새터민들은 남북통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남과 북을 모두 체험해 본 사람으로서 서로의 간격을 좁힐 수 있도록 도움을 것임에 분명하다.
교회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그들은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일차적으로 새터민들을 통해 북한 복음화 방법을 연구할 수 있다. 인도주의적 부분뿐 아니라 새터민의 신앙적 동반이 절실하게 필요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신앙적 접근을 위해 교회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학을 전공한 사제를 비롯한 민족화해위원회 위원들을 중심으로 새터민에게 천주교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리플릿 제작과 북한주민 맞춤 교리자료를 제작 중이다.
물론 어려움도 많다. 한국 사회에 적응조차 힘든 새터민들에게 신앙의 뿌리가 내리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단시간에 결과를 얻을 수는 없는 상황임이 자명하다. 하지만 그들에게 진정으로 다가기 위해서는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함을 교회는 잘 알고 있다.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새터민들이 북한 복음화의 중요한 선교사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교회의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을 전문 선교사로 양성하고 역량을 키워 나가기 위해서는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부분이 ‘기본 생활 보장’이다.
북한 선교사 양성에 대한 가능성을 판단한다면, 그들이 교회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과감한 투자가 동반돼야 한다. 교회 내 인력 중에 몇 퍼센트를 새터민으로 고용하는 것 역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당장의 생계가 중요한 새터민들에게는 직접적인 도움이 되면서, 교회는 소중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통일은 우리민족이 언젠가는 반드시 풀어야할 과제다. 단계적으로 통일에 접근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남북 간의 교류가 이뤄질 날이 올 것이다. 이 때, 북한 복음화의 기초는 전문 선교사로 양성된 새터민들이다. 지금부터 그들을 잘 양성하고 성장시켜야하는 이유다. 우리 모두가 새터민에게 더욱 관심을 갖고 진정한 친구가 되기 위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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