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콘클라베를 마치면서 첫 공식 미사를 집전하셨다는 소식을 보았습니다. 미사 중에 “그리스도를 증언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주님의 신부인 교회가 아니라 박애주의자들의 민간기구와 다름없다“ 는 강론 말씀을 하셨답니다.
‘교회가 아니라 민간 기구와 다름없다’는 구절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박해시대도 아니고 얼마든지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이 시대에 살면서 어떻게 그리스도를 증언해야 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풀리지 않았습니다.
대죄를 저지르지 않아서 비난도 받지 않았고,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 만나면 이야기를 들어주고 힘이 될 수 있으면 도와주고…. 그렇게 대충 착하게 살고 자비를 베풀며 살아왔으니 그래도 나름 그리스도인이라 생각해 왔었는데 새 교황님께서 내주신 숙제는 너무나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초등학교 앞을 걷고 있었습니다. 어린아이 세 명이 깔깔대며 맞은편에서 오고 있었습니다. 한 아이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떨어졌습니다. 아이들은 이야기에 빠져서 핸드폰이 떨어졌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아이야! 저기 핸드폰 떨어 졌어” 아이는 뒤를 돌아다보더니 황급히 달려가서 집어 들었습니다. 재미있자고 말했습니다.
“버릴 거면 나 줘라”
아이가 얼굴에 온갖 인상을 다 쓰더니 쑥 내밀었습니다.
“가지세요! 별로 좋지도 않은 거니까”
표정에서 놀림을 받아서 화가 났다는 걸 느꼈습니다.
저는 ‘움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제가 아무 말 하지 못하자 아이는 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지나갔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착한 일했다고 자만했지! 사랑이 아니었기 때문이야….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착한 일만으로는 부족해, 사랑이 되어야지….”
갑자기 뒤통수가 가려워서 긁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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