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2013년 한국 천주교회 통계를 보면 한국의 복음화율은 꾸준하게 10%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제 성소도 꾸준하게 늘어왔고, 남녀 수도자도 최소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문제는 신자들의 영적생활, 성사생활의 열의가 계속해서 흐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성사 사목 현황은 심각하다. 그 중에서도 신자들의 영적인 상태를 그대로 드러내는 지표라고 할 수 있는 미사 참례율과 고해성사는 심각하다. 주일미사 참례자는 1%가 떨어졌고, 고해성사는 전년 대비 4.6%가 떨어졌다.
다른 성사들과 함께 특히 이 두 가지 성사는 평소의 신앙생활과 교회생활에 대한 성실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주일미사 참례는 단순히 매주 미사를 성실하게 참례하는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가톨릭 신앙에서 성사생활은 신앙생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또한 고해성사는 지속적으로 자기 신앙을 쇄신하고 새로운 열의를 각오하는 성사로서, 주일미사 참례나 성찬례와 직결되는 성사이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성사생활에 소홀하다면 가톨릭 신자로서 신앙생활을 모범적으로 해나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상 이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이미 지난 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어온 것이다. 교회의 양적 성장에 걸맞는 내적 성숙, 영적인 성장을 위한 사목적 방안의 모색과 마련이 끊임없이 시도돼 왔지만 여전히 뾰족한 대안이 마련되지 못했음을 반증한다. 다양한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지만, 사실상 이러한 프로그램들에 참여하는 신자들은 이미 충분한 열의를 지닌 신자들이다.
보편교회가 지내고 있는 ‘신앙의 해’ 역시 그 뿌리를 잃어가고 있는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이 다시 신앙의 열의를 되찾도록 하자는 노력의 일환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 역시 ‘신앙의 해’를 다시 성찰하고 새롭게 사목적 시도들을 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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