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런던 도심에서 발생한 ‘군인 참수 테러’ 뉴스에서는 테러범에 맞선 한 여성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언론에 따를 때, 두 아이의 엄마 잉그리드 로요-케네트라는 이는 생명에 위협이 가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총과 칼을 든 용의자에게 다가가 설득하고 대화를 이끌며 추가범행을 저지시켰다. 테러범과 대적한 이 여성의 행동은 용의자와 마주한 채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사진으로 찍히며 세상에 알려졌다.
그는 “엄마와 아이들이 많이 오는데 아이보다 나를 겨냥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 말을 걸고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봤다”고 했다.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그는 덧붙여 “평생 그리스도교 신자로 살아왔다”면서 “우리는 서로를 도울 의무가 있다”고 했다. 어린이들이 엄마 손을 잡고 지나가는 모습에서 ‘아이들보다 내가 당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세상에서는 ‘엄마’가 보여준 모성의 힘이라는 평을 내놨다. 어린이들을 생각한 그의 태도는 우선적으로 모성(母性)에서 비롯된 ‘능력’을 생각하기에 충분한 상황이지만, 필자의 눈에는 ‘신앙인’으로서 ‘서로를 도울 의무’에 대해 이야기 한 점이 마음을 끌었다. 곤경에 처한 이를 돕기 위해 불의에 맞서 용기있게 다가서는 한 신앙인의 이웃에 대한 사랑이 엿보였다는 점에서다.
세속주의 상대주의의 범람 속에서,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 현상 또한 극심한 현대 사회 풍조 안에서 그리스도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기를 자처하는 신앙인들 역시 ‘하느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신앙생활조차도 그저 개인과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고 본당 공동체 생활 없이 나홀로 지내기를 고수하는 신앙의 이기주의화, 기복화가 문제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그 여성의 ‘서로를 도울 의무’라는 말은 무언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한국 교회는 신앙의 해를 맞아 새로운 복음화를 향한 쇄신의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중이다. 그러한 복음화 노력이란 신앙의 깊이와 틀을 새롭게 세워서 교회 구성원 전체가 사회 안의 참된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는 것 일게다. 그리스도의 향기로,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삶 속에 내재된 신앙일 것이다. 또 교회와 사회생활 안에서 그에 맞갖은 삶을 사는 것이지 않을까.
한 외국 신학자는 우리가 전하는 주님의 메시지가 우리의 삶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교회의 위기일 것 이라고 했다. 외적인 부분은 급격히 성장했지만 내적이고 질적인 측면은 지속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교회의 그늘을 볼 때 시사되는 바가 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4월 14일 로마 성바오로대성당에서 거행된 미사를 통해 ‘말과 삶의 일치’를 강조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교회가 믿을 만 하기 위해서는 ‘말과 삶의 방식’이 일치하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면서, “삶을 통한 구체적인 증거 없이는 예수님의 복음을 선포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사목헌장’ 에서는 ‘평화’를 ‘정의의 실현’이라고 밝혔다. 또 “지상의 평화는 이웃에게 대한 사랑의 결과이며 하느님 아버지께로부터 오는 ‘그리스도의 평화’의 모상이며 결실이라고 했다.
매 미사 때마다 평화의 기도를 바치며 인류와 사회와 나라의 평화를 기원하는 우리들에게 평화의 의미를, 삶 속의 신앙을 다시한번 떠올리게 해주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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