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는 6월을 맞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운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우리는 올해 7월로 정전 60주년을 맞는다. 동족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눴던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논하기 시작한지 이미 6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는 온전히 화해와 일치를 이루지 못한 채 최근에는 더욱 악화된 남북 관계 속에서 상처를 안고 있다.
민족화해위원회의 기도운동은 참된 화해와 일치는 결국 우리의 모든 평화의 가능성을 주님의 손에 맡겨드리고자 하는 우리들의 문제 해결 방식을 일러준다. 어떠한 논리도 결코 사랑과 용서, 그리고 이를 위한 우선적인 자기 성찰과 회개의 노력이 없이는 참된 화해와 평화로 나아가는 방법이 될 수 없다.
기도운동을 앞두고 민화위 위원장 이기헌 주교가 지적한 대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첫 걸음은 회개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그리고 이 회개를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진실된 방법은 우리 모두가 한 마음으로 기도를 바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도 안에서 우리는 상대방에 대한 증오와 불신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며, 기도 안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들의 마음 속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화해와 일치를 위한 열망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기도는 나와 상대방의 마음을 모두 열어주는 유일한 화해의 길이라고 할 수 있다.
때마침 민족화해위원회를 중심으로 시작되는 민족 화해와 일치를 위한 고리기도 운동에 우리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특히 한국전쟁을 돌아보는 25일에는 한국교회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참회와 속죄의 성당’ 봉헌식을 갖는다.
민족의 화해를 염원하는 기념 성당의 이름이 ‘참회’와 ‘속죄’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누구의 탓을 하기 앞서, 모든 민족 구성원들이 스스로를 참회하고 자기 몫의 죄를 짊어지려는 자세는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속죄의 기도를 통해 민족의 참된 화해를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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