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만 한글을 창시한 ‘세종대왕’을 몇 년 전 알게 됐다. 지금 생각하면 중학시절 ‘훈민정음’이라고 조선력사(조선역사) 시간에 언뜻 배운 기억이 난다. 하지만 왜곡된 역사 교육인 혁명력사(혁1/위대한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 혁명력사, 혁2/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원수님 혁명력사, 혁3/항일의 여성영웅 김정숙 어머님 혁명력사)가 성적표의 1순위에 놓일 만큼 북한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이다. 세종대왕은 몰라도 위에 인물들을 모르면 살아가기 어렵다.
북한 주민들은 유아기부터 노년기까지 평생교육으로 왜곡된 역사교육을 받는다. 매주 월요일 오후에는 학습시간을 통해 교시·말씀을 외우고 목요일에는 교시·말씀을 바탕으로 생활총화(자아비판과 상호비판)를 하고 유치원, 소학교, 중학교, 대학교, 청년동맹, 여맹(여성), 직맹(남성), 농맹(농장원), 당원(당에 가입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하루 일과 중에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
또, 오전 6시경에 기상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가정집의 초상화나 시내중심에 모셔진 동상이나 사적지를 청소하는 일이다. 눈이 오면 집 앞의 눈은 나중에 치우더라도 동상 앞에 눈이 우선이요, 참여율로 충성도를 체크하고 생활의 잣대로 삶는다. 학교에 등교하거나 일터로 출근해서도 8시 첫모임은 말씀 낭독시간으로 시작한다. 신년사가 나오면 전체원문을 암송하여 발표하고 경연하는 암기대회도 열린다 이렇듯 유아시기에 배운 말과 글, 노래, 시 등 TV에 나오는 영상물들과 영화, 연속극, 기록영화, 소개영화, 혁명가요에 이르기까지 ‘김일성, 김정일’이 없으면 구성이 안 될 정도로 철저한 세뇌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북한은 한국의 신천지와 너무나 닮았다. 주변에 신천지 신도가 여러 명 있다. 신천지라는 교단에서 84년은 ‘신천 1년’으로 명시하고 하늘군대를 모으며 명령에 복종시키고, 성전을 짓는다고 건축헌금 각서를 받고, 예배 불참 시 육하원칙에 의거하여 보고를 해야하는 등 영생을 말하고 있으며 모든 시스템들이 북한을 연상시킨다.
1994년 이후 북한은 각 도와 시에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영생탑’과 모자이크로 만든 ‘태양상’을 만들었다. 또한 김일성의 출생년도인 1912년을 ‘주체 1년’으로 개정하여 전국의 모든 서류를 주체OO년으로 제시하였다. 또 출생일인 4월 15은 민족최대의 명절인 ‘태양절’로 간주하여 열병식과 집단체조 체육대회 등 각종 행사들로 성대히 맞이하여 축제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구정과 추석에 전국 고속도로가 주차장이 되는 남한의 문화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러한 사회구조와 교육환경의 세뇌교육이 있었기에 오늘날 북한의 3대 세습이 가능한 것이다. 사람들은 쉽게 묻는다. “북한에 깨여있는 사람들은 정권에 반기를 들지 않느냐고?” 깨였기 때문에 반기를 들지 않을 것이다. 나 하나만 처형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은 물론 친척들까지 삼대를 멸족시키기에 눈과 귀, 입을 막고 적응하며 살아간다. 북한은 철저한 교육과 시스템으로 외부와의 소통을 단절하고 기득권세력 강화에 모든 전력을 쏟고 있다. 하느님을 믿는 우리의 기도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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