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소공동체 모델’을 모색하기 위해, 소공동체 운동가로 이름난 전국 각 교구 사제들이 한데 모였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연 사제 워크숍 현장이었다.
워크숍 주제발표와 토론에서는 한국교회 소공동체 사목의 현실, 그 외적 실태에 대한 진단과 평가를 넘어서 좀 더 솔직하게 사목자들부터 성찰하는 모습도 엿보여 더욱 관심을 끌었다.
사제들은 ‘한국에서 소공동체 사목을 이룰 수 있는가?’라는 과제는 사실 오랜 성직자 중심의 교회 모습과 세속주의 등을 탈피해 복음 앞에 회심하는 것이 어렵다는 호소라고 지적했다. 소공동체 중심 사목이 한국사회의 공동선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못하고 교회의 친교 개념을 내적 차원으로 축소시키면서, 이른바 중산층 중심의 교회를 강화시키는데 작용하지 않았는지도 냉철히 돌아볼 것도 제안했다.
그동안 소공동체 사목에는 ‘한국교회의 미래’, ‘선교의 못자리’, ‘교회의 사목대안’ 등의 다양한 수식어가 붙어왔다. 결코 거창한 장식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중요성을 강조한 것에 비해 소공동체 운동이 대체 무엇인지 또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 사목 모델은 무엇인지 올바로 자리잡지 못했기에, 실제 사목현장에서는 소공동체 운영의 양극화가 가중된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소공동체 중심 사목을 구체화시키는 과정에서, 시대에 따라 새로운 변화와 숙고해야할 문제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함으로써 소공동체의 토착화 내지는 한국적 소공동체를 향한 발걸음은 더디게 진행돼왔다.
그동안 한국교회의 행보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비전’을 따라가는 노력보다 ‘당면한 과제’ 해결에만 급급했던 모습은 감출 수가 없다. 다시금, 근본적인 사목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 ‘제왕적 권위를 가진 사목 구조’를 버리고 교회 내외적 복음화에 박차를 가하는 지름길이 된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해야 할 때다. 사목 비전을 공유하고 한국적 소공동체의 모델을 구축하는 것은 이 지름길에 나서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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