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쌀 한 톨의 나눔이 이룬 기적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장이 22일 한국SOS어린이마을에서 펼쳐졌다.
한국SOS어린이마을 설립 50주년을 맞아 마련된 기념행사에서는, 특히 이 작은 나눔의 씨앗이 한국에서 자라나 다시 해외 어린이들에게 나눠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아가 국제SOS어린이마을 헬무트 쿠틴 명예총재는 “앞으로 조환길 대주교와 함께 북한에 가서 한국의 4번째 SOS어린이마을을 세우고 싶다”고도 밝혔다.
SOS어린이마을은 가정 형태의 양육시설로 1949년 오스트리아에서 시작, 현재 133개국에서 어린이 보호 및 양육 서비스를 펼쳐오고 있다. 한국에서는 오스트리아 출신 선교사 하 마리아 여사가 대구 지역에서 구두닦이와 넝마주의 소년들을 모아 함께 생활하며 어린이마을 설립의 물꼬를 텄다. 이후 국제SOS어린이마을 창설자와 대구대교구 고(故) 서정길 대주교의 협의를 통해 본격적으로 마을이 설립될 수 있었다.
특히 마리아 여사는 당시 쌀 한 말을 오스트리아로 가져가 “이 쌀 한 톨이 한국의 어린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캠페인을 펼쳤다. 쌀 한 톨은 1달러 지폐들로 바뀌었고, 한국SOS마을 설립의 디딤돌이 됐다.
비유럽 권에는 처음 설립됐던 한국SOS어린이마을은 2010년부터는 ‘몽골SOS가족강화사업’도 지원하고 있다. 쌀 한 톨을 큰 사랑으로 변화시킨 은인들의 사랑을 기억하며, 아시아 지역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사랑의 연결고리 사업의 하나다. 덕분에 몽골에서는 현재 해마다 275명의 어린이와 그 가족들이 교육, 보건, 상담, 기술보급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50년 전, 전쟁으로 부모를 잃고 울고 있던 어린이들에게 수 천 킬로미터 거리를 넘어 사랑의 씨앗들이 전해졌었다. 이젠 그 씨앗이 몇 십 킬로미터 거리에 자리한 이웃 북한에서도 뿌리내릴 수 있도록 우리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다. 북한은 ‘모든 어린이는 가정 안에 속해 사랑과 존중 그리고 보호 속에서 자라야 한다’는 SOS마을의 비전이 그 어디보다 시급히 실현돼야할 고난의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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