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느님의 자녀가 된 것이 너무나 감사하다. 마음속의 감사함과 타오르는 열정, 감정을 사람들과 나누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멋진 글로 표현하고 싶다. 하지만 어릴 적 ‘잘 못했다, 잘 하겠다, 미안하다, 죄송하다’라는 단어들을 거듭하면서 성장하였다. 또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 자신을 비판하고 남을 비판하며, 아픈 상처를 꼬집는 것인 줄도 모르는 채 성장했으니 부드럽고 아름답고 듣기 좋은 용어를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감사함을 잘 표현하지 못 할 때가 많다.
한국에 와서 누구나 ‘잘 했어요, 할 수 있어요, 힘내세요, 예뻐요, 괜찮아요’라는 격려의 한마디를 들었다. 이 말들은 나에게 용기를 주었고 지금의 내가 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 줬다. 처음 타인에게 칭찬을 들을 때면 속으로는 ‘이 사람이 왜 나한테 잘 하지? 나한테 부탁할게 있나?’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시간의 흐름에도 변함없는 관심과 배려가 생각을 바꿔놓았다. 나는 성당에서 하느님이 맺어주신 인연으로 대모님을 만났다. 늘 감사하고 고맙기만 하다. 영적으로 맺어진 부모관계로 과묵하게 나를 격려하고 외로울 때 돌아보면 가까운 곳에서 지켜주고, 어려울 때마다 손을 내밀어도 웃음으로 다가온다.
대모님과 같이 묵묵히 나를 도와주는 손길들이 있었기에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남과 북이 휴전상태이고 팽팽한 대립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때 탈남의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제3국에서 납치되었든 스스로 북한을 찾아갔든 탈북과정에서 북송된 9명의 탈북고아들도 북으로 돌아가면 북한체제를 찬양하고 한국체제를 비판하는 선전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많은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들의 가족들은 ‘남조선에서 생활하는 내 가족도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고 근심 속에 살아간다.
자녀가 성장하려면 부모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 인내가 필요하듯이 새로운 사회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들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 새로운 것을 배워 사회에 적응하며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부모와 같은 심정으로 재촉하지 말고 격려하고 응원해주는 지지 세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북한이탈주민에게는 심리적 압박감이 줄어들 것이다.
좋은 사회는 함께 만들어 가는 것처럼 우리는 상호 협력하고 노력해야 한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사회에 잘 적응하여 수혜자로서가 아니라 납세자로서의 의무를 다하려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며, 남한사회는 이들을 기다려주는 인내심과 지치지 않도록 용기를 주고 연평도나 천안함과 같은 냉전의 분위기속에서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것이 힘이 될 것이라고 본다.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들이 사회에 잘 정착시키기 위한 지원체계들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제도적인 장치들이 개선되는 것과 동시에 사회적 관심도 병행되어야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생각된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상반되는 두 개의 체제 속에서 느낀 나의 작은 생각이 북한을 이해하고 북한이탈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동행에 많은 성도들이 기도와 참여로 함께 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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