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의 첫 회칙 ‘신앙의 빛’(Lumen Fidei)이 반포됐다. 전임 교황 베네딕도 16세와 현 교황 프란치스코가 ‘네 개의 손’으로 함께 저술했다고 할 수 있는 새 회칙은 사랑과 희망에 관한 베네딕도 교황의 이전 회칙에 이어 ‘향주삼덕’ 시리즈의 완결이다.
‘신앙’에 관한 이 회칙은 신앙이야말로 위기에 빠져 있는 현대 문명과 인류에게 참된 빛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회칙은 오늘날의 위기가 단지 경제나 물질의 위기가 아니라, ‘인간의 위기’라고 말한다. 즉, 하느님 없는 세상의 공허함이 곧 오늘의 위기라는 것이다.
인간은 신이 없어도 살 수 있고 세상과 자연은 창조주의 돌봄이 없이 영원하리라는 것은 착각이라고 회칙은 말한다. 이 착각으로 인해 오늘날 세계는 신앙과 진리, 사랑이 없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회칙은 그러나 참된 삶은 오로지 신앙에 의해 빛을 얻을 수 있으며, 나아가 그리스도인들 뿐만 아니라, 삶의 의미와 신을 찾는 사람이면 누구나, 심지어 무신론자에게까지도 신앙은 빛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 회칙의 설명이다.
더 나아가 회칙은 신앙과 진리 뿐만 아니라, 참된 신앙은 세상의 정의와 평화, 가난한 이들에 대한 깊은 사랑과 보살핌까지도 포함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개인적인 영역에 국한될 때 신앙의 의미는 온전하지 않으며, 따라서, 신앙은 사회적인 행동까지도 명령한다는 것이 회칙의 가르침이다.
새 교황의 첫 회칙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회칙은 단지 고리타분한 교회의 문헌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회칙은 현대 세계와 사회, 인류와 자연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담은 것이며,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직접 실천해야 하는 소명을 담고 있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새 회칙을 충분히 읽고 익혀 이를 실제 우리 삶에서 실천하고 구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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