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요한 바오로 2세와 요한 23세 교황을 연내에 동시 시성한다는 교령을 내렸다. 이로써 전체 가톨릭 신자들은 현대 사회의 격동기에 가톨릭 교회 수장을 맡았던 두 명의 교황이 함께 성인 반열에 오르는 기쁜 소식을 접하게 됐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평화의 사도’로 불렸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한국 교회와도 특별한 인연을 가진 분이다. 1984년과 1989년 두 차례 한국 방문을 통해 한국 천주교회 창립 200주년의 기쁨을 한국 신자들과 함께 나눴고 또 103위 성인의 탄생을 한국 교회에 안겨주었다. 1989년 세계성체대회 방문 시에는 남북한 화해를 바라는 평화 메시지를 낭독하기도 했다. 그 외 전임 교황들에 비해 100개국을 더 순방하는 기록을 남기면서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정신적 지도자로 자리를 지킨 모습도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다.
요한 23세는 가톨릭교회에 대변혁을 불러 일으켜온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소집한 장본인이다. 공의회 개최의 덕행 이외에도 요한 23세는 세계평화 빈부격차 노동 문제 등 현대 인류 사회의 여러 가지 현안 문제 해결에 기여하려고 노력한 공로가 높이 인정되는 인물이다.
한국 교회와도 인연이 깊다. 1962년 3월 10일 한국 교회의 교계제도를 설정하면서 서울·대구·광주대목구를 대교구로 승격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특별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50주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시점에서 요한 23세가 보였던 업적은 더 빛을 발하고 있는 입장이다.
차제에 두 명 전임 교황들의 시성은 현대를 사는 우리 신자들에게도 남겨주는 메시지가 클 것으로 생각된다.
전 세계가 현대화의 물결 속에 새로운 복음화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이 시기에 현대 인류사회에 맞는 교회 쇄신을 강조하고 세계평화와 생명수호를 호소한 두 교황의 모습은 여전히 교회가 지켜나가야 할 빛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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