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정오,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소설을 구매하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섰다. 평소 보기 어려운 구매행렬만큼 놀라운 점은 책을 구매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장사진을 이룬 사람들 대부분이 20~30대였다는 것이다. 6월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상황도 비슷했다. 도서전을 가득 메운 사람들 대부분은 20~30대 젊은이들이었다. 이들은 작정한 듯 두 손 가득히 책을 구매해 행사장을 나섰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책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은 계속해서 존재한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하지만 신심서적에 대한 교회 내 청년신자들의 관심은 미지근하다 못해 차갑다. 본당에서 꽤 열심히 활동한다는 청년들조차 신심서적에는 영 관심이 없어 보인다. 대부분의 청년신자들은 신심서적에 대해 읽기 어렵고, 따분하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 도서전에서 만난 한 20대 청년 신자는 “막상 읽고 싶어도 무슨 책부터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몰라 쉽게 포기하게 된다”고 했다.
요즘 ‘책 읽는 사람들’ 기획물을 취재하며 신심서적의 재미와 감동에 폭 빠진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사람들은 흔히 좋은 것을 보고, 좋은 음식을 먹으면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린다. 그 순간의 감동을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 때문일 것이다. 신심서적을 열심히 읽는 사람 또한 한목소리로 “젊은이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신앙과 영성을 바탕으로 쓰인 신심서적은 세상의 책이 주는 것보다 더 깊은 ‘맛’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힘든 세상을 헤쳐나가야 하는 젊은이들이야말로 반드시 읽어야 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한다.
다행히 아직 많이 늦지 않았다. 교회 내 젊은이들이 신심서적 읽기 운동에 참여할 수 있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들이 맛없을 것 같다고 느끼는 신심서적을 손가락으로 직접 찍어 그들 입에 넣어줘야 하는 수고도 감내해야 한다. 그런 노력이 따를 때 교회 내 많은 젊은이들이 신심서적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맛있다’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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