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 속에 넣어 둔 어린 열대어가
기어이 죽었다
큰놈이 수시로 따라다니며 주둥이로
꼬리며 몸을 깨물곤 하더니
오늘 보니 그 죽은 시체를
우렁이들이 모여 뜯어먹고 있다
관상용으로 사 놓은
예쁜 어항 속에서도 이렇게 끔직한
폭력과 살인이 일어난다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지만
신의 손으로 창조된 것들은
한결같이 위험하다 모두
캄캄한 가슴 한복판에 예리한 칼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신도 그것을 아시고
몰래 천국과 지옥을 만들어 두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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