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23일 프로게이머 우정호(베드로) 선수가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7월까지만 해도 치료를 잘 받고 회복 중에 있으며 2012년 안에 복귀하겠다는 소식을 밝힌 바 있어 팬들의 충격은 더 했다.
부고를 접했을 때 스물다섯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인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인터넷에 악의적인 댓글들이 달릴까봐 걱정이 됐다. 프로게이머 관련된 기사에는 해당직업을 조롱하는 댓글이나 게임 자체를 폄하하는 글들이 빠지지 않고 달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걱정과는 달리 인터넷에서는 추모 댓글이 주를 이뤘고, 한 누리꾼의 주도로 조의금이 모금돼 유족들에게 전달되기도 했다.
젊은이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빈소를 방문하고 없는 돈을 모아 조의금으로 냈던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이나 좋아하고 악질 댓글이나 달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듣던 학생들이 진심으로 고인을 추모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고인의 활약이 많은 젊은이들에게 위로와 기쁨이 됐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놀 시간도 없고, 같이 놀 사람도 없다. 바쁘다. 정말 바쁘다. 좋아하는 게임을 멋진 경기력을 보여주며 플레이하는 프로게이머들은 그런 젊은이들에게 적지 않은 위로와 감동을 주고 있다.
흔히들 교회에 젊은이들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취업 준비나 학업에 짓눌려 사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교회가 위로와 감동의 장소라면 과연 젊은이들이 없을까? 오랜만에 나간 본당에서 그간 왜 미사에 나오지 않았는지, 본당 활동 좀 하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위로가 될까?
많은 사목자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젊은이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노력을 돕지는 못할망정 찬물을 끼얹지는 말자. 힘들게 뛰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교회 조차 더 뛰라 채찍질을 할 필요는 없다. 만약 정 채찍질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위해 기도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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