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1일은 한국교회가 정한 농민주일이다. 1996년 주교회의가 7월 셋째 주일을 농민주일로 정하면서 올해로 18회를 맞고 있다. 농민주일 제정은 무엇보다 한국교회 전체가 농민과 농촌문제를 적극 대처해 나가고자 하는데 근본 배경을 지니고 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2013년 농민주일 담화문을 통해 “오늘날 농민들은 날로 심각해 지는 기후 변화와 이상 기온 현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한 값싼 농산물의 무분별한 수입은 농민들 살림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담화문을 통해 이 주교가 지적한 대로 그간 한국 정부는 값싼 외국 농산물을 무차별적으로 수입하는 정책을 펴왔다. 그 결과 현재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2011년 기준으로 24.3%에 머무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상 기후 등으로 인한 세계적 식량 위기 등이 몰려올 때 어떤 상황이 닥칠지 심히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사회에서 농민들이 겪는 어려움은 물질주의·세속주의·상대주의 영향 속에서 경제성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생활 방식과도 연관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농민을 살리고 농촌이 지닌 생명의 본질을 새롭게 깨우치는 것은 농산물을 소비하는 도시민들, 특히 신앙인들이 생명을 바쳐 생명의 먹을거리를 키워내는 생명과 순환의 농법을 인식하는데서 기인한다고 본다.
그러한 가치를 깨닫기 위해서는 교회 안에서 먼저 ‘생태 사도직’ 실천이라는 인식아래 다양한 실제적 방안들이 보다 구체적으로 시도되어야 할 것이다. 도농 본당들의 교류 소식이 적지 않지만, ‘그저 한번 방문해보는’ 일회적 시도에 머물러서는 진정한 도농 교류의 모습이 될 수 없다. ‘생명을 함께 가꾼다’는 시각에서의 지속적인 관심이 관건일 것이다. 농촌을 살리고 우리 땅을 건강하게 가꾸는 것은 단순한 먹거리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명을 가꾸는 것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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