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DMZ 평화의 길’이 6박 7일의 대장정을 마감했다.
회의 시작 전 한국의 103위 순교성인 호칭기도를 바치며 그날 회의와 6박 7일의 모든 일정을 위해 전구를 청하였던 매주 1회 있었던 기획회의, 네 차례 전 구간 사전답사와 매일의 코스 및 프로그램 대한 고민들, 참가 대상 선정 및 행사기간 참가자들의 휴대폰 사용에 대한 깊은 고민과 토론, 주보와 교회 신문을 통한 홍보, 각 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신부님들의 협조, 집행부와 현장진행팀 및 시설, 다큐, 촬영, 의료팀의 구성은 물론 그 누구보다 가장 많은 땀을 흘려야 할 조장들의 빠른 선발과 전 스텝회의, 주제가 작사 및 작곡, 참가자 접수, 후원금 신청의 과정들, 참가자 전체가 9일 기도를 바치며 기다리던 시간들, 수해로 인해 갑자기 코스를 변경해야 했던 순간들, 행사가 가까워 오면서 물품 구입 및 하나하나 구체적인 준비를 하는 과정에 생긴 긴장감…. 지난 3월 중순부터 행사를 준비하며 쉼 없이 달려온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행사 후 참가자들의 평가서를 정리하며 평화의 길은 시작부터, 알맞은 멋진 날씨는 물론 행사를 마친 현재까지 하느님께서 시작하시고 이끌어 가신 것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10대부터 60대까지 분단 1, 2, 3세대가 한자리에서 먹고 잠자고 함께 땀 흘리고 걷고 손잡고 노래하고 춤을 춘 것은 바로 하느님의 작품이었다. 특히 참가자의 반 이상을 차지하였던 10대 청소년들, 질풍노도의 시기 그 초절정을 살고 있는 그들의 무반응은 바로 그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음을 드러내는 표시였지만, 청소년 조를 담당해야 했던 조장 신부님과 수사님들은 무척이나 더 많은 애를 써야 했다. 5일차가 되면서 우리의 멋진 청소년들은 조원들과 조장들과 하나 되는 선물을 우리에게 전해주었는데, 자신의 여자친구가 잘 삐진다며 고민을 토로하는 귀여운 청소년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행사를 마치며 좋은 친구들을 알게 된 것, 분단 현실 특히 쉽게 갈 수 없는 DMZ 구간을 직접 경험한 것, 북한이탈주민을 직접 만난 것, 같은 지향을 가진 이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을 높이 평가하였다. 또한 휴대폰과 인터넷이 없으니 사람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대부분은 더 친해지지 못한 채 헤어져야 하는 아쉬움을 토로하였다.
자녀들을 보내놓고 노심초사하였던 부모들의 마음은 그야말로 기우였다. 아이들은 빨리 적응하였으며 잘 먹고, 숙소와 여러 가지 불편함에도 잘 견뎌주었다. 오히려 부모들이 아이들을 행사에 보냈지만 계속 집에, 당신들의 품에 안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아쉬운 점은 다양한 세대가 함께 했으나 세대 간 교류나 이해의 시간이 적었다는 것이다. 서로를 멀리서 바라보아야만 했을 뿐 좀 더 진지한 만남의 시간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참가자 모두는 평화의 친구들이 되어 이제 각자 삶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들은 북한, 전쟁이라는 아픈 우리의 역사와 평화에 대해, 그 누구보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참가자 가족은 물론 곳곳에서 기도로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며 우리 모두를 평화의 친구들로 만들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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