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와 프랑스 사람들의 중산층 정의 기준을 비교해 놓은 것이었다.
그에 따를 때, 우리나라에서 적어도 ‘중산층’에 속하는데 필요한 조건을 갖추려면 다음과 같은 것이어야 했다.
▲부채 없는 30평 이상의 아파트 소유 ▲월급여 500만 원 이상 ▲2000cc 급 이상 자가용 소유 ▲예금 잔고 1억원 이상 ▲1년에 한 차례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여유.
한편 프랑스 사람들이 생각하는 중산층이 지녀야할 요소는 이랬다.
▲자유롭게 구사하는 외국어 하나 ▲관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하나 ▲다룰 줄 아는 악기 한 가지 ▲남들과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 하나 ▲공분에 의연히 참여하는 자세 ▲꾸준한 봉사 활동.
인생의 중점이 경제적 성공에 몰려 있는 한국과 다른, 프랑스인들 나름의 삶의 가치가 눈에 띄는 내용이었다. 그중에서도 ‘꾸준한 봉사 활동’ 이 관심을 끌었다.
몇 년전 프랑스 루르드 성모 성지를 방문 했을 때의 일이 기억났다. 숙소로 삼았던 호텔 로비에서 일행을 기다리다가 한 젊은 의사 부부를 마주치게 됐다. 어린 아들을 동행하고 루르드를 찾은 이 부부는 성지 내에 위치한 요양 병원에서 휴가기간 동안 의료 자원 봉사를 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파리에 사는 부부는 일 년 전 부터 시간을 맞췄단다. 2주 간의 일정인데, 그 호텔에 머물며 봉사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물론 경비는 자부담이었다. 당시 필자는 일부러 시간을 내고 비용을 직접 부담하면서 봉사에 나선 이들 모습에서 ‘자원 봉사’가 지닌 보다 깊은 뜻과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최근 한국에서도 공동체 사회에 대한 관심 증가라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예전에 비해 개인이나 기업들의 자원봉사 활동은 늘어나는 경향이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한국 사회 지표’에 따를 때 우리국민 중에서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 한다’는 대답은 2006년 14.3%에서 2009년에는 19.3%, 2011년에는 19.8%로 수치가 상승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봉사활동의 양적 증가 속 이면에는 봉사활동이 그저 내신 점수를 채우거나 자신의 경력사항을 추가시키고 또 나눔을 생색내는 도구로 변질돼 ‘봉사정신 빠진 봉사활동’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단순한 참여와 양적 시간에만 집착하는 등 아직 봉사활동의 내용과 의미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데레사 효과’라는 것이 있다. 1998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연구한 내용인데, 마더 데레사 수녀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를 보여주고 면역항체 수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결과를 살피는 것이었다.
이 면역항체 수치는 걱정이나 긴장한 상태가 계속 됐을 때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데, 실험결과 테스트에 참여한 이들의 면역항체 수치가 실험 전 보다 높게 나타났다. 봉사를 한 것도 아니고 단지 데레사 수녀의 봉사하는 모습을 보았을 뿐인데 건강을 지켜주는 면역 물질이 더 많이 생겼던 것이다. 이후 남을 도와주는 활동을 통해 일어나는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변화를 두고 ‘데레사 효과’라고 부르게 됐다.
우리 신앙인들에게 봉사의 의미는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태 22,39)라는 말씀으로 간단히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교회 안에서부터, 신앙인들로 부터 참된 의미의 봉사 활동이 커져가게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 사회 안에 ‘데레사 효과’ 역시 크게 번지게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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